3월 정점으로 하향곡선 그려... 여름철 재해 준비 만전
“농식품 산업 발전가능성 무궁무진... 할게 너무 많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최근 농식품 물가가 우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면서, 한국은행에서 발간한 보고서 중 농식품 분야 관련 내용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농식품 물가가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사진=농식품부


송 장관은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농식품 물가 상황이 3월을 정점으로 확연하게 좋아지고 있다. 양배추나 이슈가 됐던 토마토, 수박 등 대부분의 과일과 채소가 전년대비 2~30% 가량 낮아지면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같은 상황을 이어가기 위해 여름 재해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송 장관은 “전날 발표된 한은 보고서에 담긴 내용 중 우리나라 농식품 물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웃돌며, 이는 꼬인 유통구조 탓이라고 지적한 부분에 대해선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한국은행은 전날인 18일, ‘우리나라 물가 수준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최근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지만, 누적된 물가 상승으로 인해 물가 수준은 크게 오른 상태다. 특히 식료품, 의류 등 필수 소비재 가격 수준이 높아 생활비 부담이 크다”고 진단한 바 있다.

보고서는 영국 경제 싱크탱크인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 자료를 인용하면서, 지난해 한국 의식주(의류·신발·식료품·월세) 물가가 OECD 평균인 100보다 55%나 높았으며, 공공요금과 의료비 등은 주요국 대비 40% 가량 저렴했으나, 사과, 감자를 비롯한 농식품 가격은 2~3배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농산물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낮은 생산성과 높은 유통 비용, 대외개방도 등을 꼽았다. 

이에 대해 송 장관은 “보고서에 담긴 우리나라 농업의 문제점을 적시한 농가 고령화로 인한 낮은 생산성과 유통구조 개선, 수입 확대 등의 제안은 이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들로 새로운 것은 아니다”라며 “(보고서는)농업분야 전문가가 아니며, 물가 중심으로만 보고 있고 세밀하지 않아 일부에서는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동 보고서가 근거로 삼고 있는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의 데이터의 허술함을 지적했다. 송 장관은 “EIU의 조사는 33개 주요도시의 생활비를 근거로 값을 추정하며, 이는 서울이 전체 GDP의 52%가 집중돼있는 우리나라의 상황에는 맞지 않다. 또, 55개 품목에서, 예를 들어 사과라면 표본으로 2개 정도를 선택해 비교하는 것으로 많은 허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송 장관은 “각국마다 소득과 앵겔지수가 모두 다른데, EIU의 조사는 이들을 모두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고 있다. 이는 보통의 조사방법은 아니다. 조사시점과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했느냐를 살펴봐야 한다”며 “실제로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분석에 따르면, 38개 OECD 국가 중 한국은 19번째로 중간쯤에 위치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송 장관은 낮은 생산성에 대해 “이 역시 동의하기 어렵다. 해당 보고서는 노동생산성만을 말하고 있는데, 농가고령화시대에서 이는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토지생산성은 우리나라가 굉장히 높다. 그래서 경제학에서는 총요소생산성을 사용한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송 장관은 높은 유통비용과 관련, 한국은 미국과 일본에 비교했을 때 유통비용이 높지 않은 편이며, 개방도와 관련해서는 단순히 수입량을 볼 것이 아니라, GDP 대비 교역량을 봐야 하며 우리나라는 개방도가 매우 높은 편이라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송 장관은 “개방도의 문제라면, 수입하면 가격이 낮아져야 하지만, 수입이 많은 소고기나 당근 등을 예로 들 때, 가격 안정성이 높지 않고 낮아지지도 않는다”라며 “이는 시장이 세분화돼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 송 장관이 우리나라 농업의 높은 발전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다./사진=농식품부


마지막으로 송 장관은 “우리나라 농가인구만 보면 217만명이지만 식품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298만명, 농기계, 비료, 종자, 농식품 유통 등 전후방 산업 종사자까지하면 580만명, 가족들까지 포함하면 ‘농’에 관련된 인구가 전 국민의 20%는 된다. 여기에 그린바이오, 푸드테크, 스마트농업, 반려동물연관산업까지 합한다면, 농업계의 확장 가능성과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며 “어느 산업보다 성장가능성이 높다. 너무 할 게 많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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