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野에 "법사위·운영위, 1년씩 교대로 맡자" 제안
박찬대 "참으로 황당…尹 1년간 거부권 행사 금지부터"
[미디어펜=진현우 기자]우원식 국회의장이 19일 여야에 이번주말까지 원구성 협상을 마무리하라고 통보했다. 같은 날 국민의힘은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1년씩 교대로 맡자고 제안했다. 

우 의장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원구성 지연이 국회를 통해 실현되어야 할 국민의 권리를 더는 침해해서는 안 된다"며 "이에 나는 오늘(19일) 양 교섭단체 대표에게 이번 주말까지 원구성 협상을 종료해달라고 최종 통지했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개원의 시급성에도 불구하고 여야 교섭단체간 합의를 기다려온 것은 국민이 여야가 함께 국회를 운영하는 모습을 기대하기 때문"이라면서도 "마냥 기다릴 수는 없는 사정도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종시한은 6월 임시국회 일정에 차질을 빚지 않는 범위 내에서, 양 교섭단체가 소속의원들의 마지막 총의를 모을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했다"며 "이제 국회가 일하는 모습을 국민께 보여드리기 위해 (원구성) 마무리 과정으로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 우원식 국회의장. 2024.6.17/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우 의장은 여야 원내지도부를 향해 "장바구니 물가, 골목 경제부터 의료대란,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의 변화까지 국회가 살펴야 할 일이 늘고 있다"며 "국민이 보기에 합당하고 바람직한 모습으로 원구성을 마치도록 뜻을 모으고 협상에 임해달라. 국회의장도 함께하겠다"고 주문했다.

우 의장의 입장문 발표에 앞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사위와 운영위를 1년씩 바꿔서 순차적으로 맡자는 안을 (민주당에) 다시 공개 제안한다"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지금까지도 민주당은 우리들의 여러 제안을 거부해 왔다"면서도 "협치라는 것은 대화와 양보의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우리들이 수정 제안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취재진을 상대로 브리핑을 진행하며 추 원내대표의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중단 등의 조건을 제시했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 (민주당이) 원구성을 불법으로 했다고 주장하면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해놓고 하루 뒤엔 1년씩 (법사위와 운영위를) 나눠 맡자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며 "진정성을 전혀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뭔가 제안하고 우리가 그것을 검토하려면 최소한 신뢰가 필요하다"며 "대통령은 총선 민심을 수용해 국정기조를 싹 바꾸고 국민의힘도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일하는 모습을 보여야 신뢰가 싹트고 대화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박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이 자신들이 제안하는 세 가지 조건을 수용한다면 전향적으로 추 원내대표의 제안을 검토할 뜻을 시사하기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구체적으로 ▲윤 대통령의 향후 1년간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금지 ▲일하는 국회 운영 위한 협조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포함한 행정부의 입법권 침해에 대한 적극적인 항의 등을 정부와 여당에 요청했다.

   
▲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사진 왼쪽)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2024.6.17/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그러면서 "시급한 민생현안이 태산같이 쌓여있고 논의해야 할 법안이 잔뜩 쌓였다"며 "국민은 더 이상 기다리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 기회조차 국민의힘이 날려버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원구성 협상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날 회동에서도 별다른 접점을 찾지 못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30분 동안 양당 원내수석 간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면서도 "현재로서는 진전이나 (기자) 여러분에게 알려드릴 수 있는 내용은 아쉽게도 없다"고 말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은 "원구성 협상을 위해 국회의장이 오는 일요일까지 시한을 줬다"며 "최대한 노력해서 타협점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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