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개선계획 이행약정 체결하며 정상화 신호탄
공공공사 위주 잇단 수주…시공 단지 정상 입주
반포 PF 사업장 청신호…계열사 매각도 흥행 조짐
[미디어펜=김준희 기자]워크아웃 본궤도에 오른 태영건설이 정상화 작업 속도를 높이고 있다. 잇단 수주를 비롯해 계열사 매각,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정리 등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3년 이내 졸업’이라는 목표에 한 걸음 다가가는 모양새다.

   
▲ 태영건설 본사 사옥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준희 기자


20일 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지난 11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구주에 대한 100대 1 감자 등 안건을 의결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채권단협의회와 체결한 기업개선계획을 위한 이행약정(MOU)에 대한 후속 조치 개념이다.

안건에는 모회사인 티와이홀딩스 등 대주주 보유 주식을 100대 1로, 소액주주 보유 주식은 2대 1로 각각 감자하는 ‘자본금 감소의 건’ 등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태영건설 주식 수는 기존 4020만1240주에서 1212만4035주로, 자본금은 201억 원에서 60억6000만 원으로 줄어든다.

같은 날 열린 사채권자집회에서 채권재조정의 건, 출자전환의 건 등 안건도 원안대로 승인됐다. 내달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연장을 위해 개인투자자들의 동의를 받기 위한 것으로 태영건설은 개인투자자들에게 채권의 50% 출자 전환, 만기 3년 연장, 쿠폰 금리를 연 2.59%에서 3%로 인상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지난 1월 워크아웃 개시 이후 4개월여 만인 지난달 말 기업개선계획 MOU를 체결하면서 태영건설의 정상화 작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태영건설의 이행약정 기간은 3년 뒤인 2027년 5월 30일까지다. 금융채권자협의회가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기한을 단축 또는 연장할 수 있다. 약정기간 동안 기업개선계획 및 자구계획, 경영목표 등을 이행하고 이에 대해 채권단으로부터 정기적인 이행점검과 경영평가를 받게 된다.

본궤도에 오른 태영건설의 행보는 현재까지 순탄하다. 특히 공공공사 위주로 수주를 이어가며 일감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태영건설은 지난달 ‘춘천공공하수처리시설 이전·현대화 민간투자사업(BTO-a)'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향후 실시설계 승인 과정을 거쳐 도급계약을 체결할 예정으로 계약예상금액은 총 공사비 2535억 원 중 태영건설 지분 43%를 고려한 약 1090억 원이다.

지난 3월에는 한국도로공사가 대안제시형 낙찰제 방식으로 진행한 ‘대산~당진 간 5.39㎞ 3공구 건설공사’ 수주에 성공했다.

본업인 주택사업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있다. 경기 용인시 일대 용인8구역을 재개발한 ‘용인 드마크데시앙’을 비롯해 경남 양산신도시 ‘사송 더샵데시앙3차’ 등 태영건설이 시공한 단지들은 정상적으로 입주를 진행하고 있다.

대주단 선순위 채권자와 갈등으로 경·공매 위기에 놓였던 서울 서초구 반포동 도시형생활주택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도 청신호가 켜졌다. 선순위 채권자인 과학기술인공제회가 당초 채권 회수 방침에서 최근 채권 매각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태영그룹 계열사 에코비트 매각건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국내외 사모펀드(PEF) 운용사 4곳이 에코비트 인수에 관심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국산업은행의 대출 지원도 호재다. 에코비트 매각이 성사될 경우 태영건설의 유동성 확보에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

태영건설이 기업개선계획 이행약정 기간인 3년 안에 졸업에 성공해 모범사례로 남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가능하면 3년 내 성공적인 워크아웃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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