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 ESS시장서 LFP배터리 기반 가격경쟁력으로 점유율 지속 확대 추세
국내 배터리 기업, 신기술 발표로 기술 격차 늘리고 LFP로 점유율 확대한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독일 뮌헨에서 배터리 최신기술의 각축전인 '2024 인터배터리 유럽'이 개막했다. 이번 전시에 참가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ESS(에너지저장장치)를 주력으로 유럽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유럽에서 ESS의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중국과 일본의 배터리 업체들도 속속 진출하고 있어 기술 격차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배터리 신기술 각축전'…커지는 ESS시장 잡으러 총 집합

   
▲ 독일 뮌헨에서 열린 '2024 인터배터리 유럽' 개막 첫날 전경./사진=코엑스


20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인터배터리 유럽이 막을 올렸다. 이번 전시에는 국내 배터리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롯데에너지머터리얼즈, 에코프로 등을 비롯해 78개의 국내외 배터리 관련 기업들이 참가했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점은 배터리 업체들이 수요 부진을 타개할 제품으로 ESS(에너지 저장 장치)를 들고 나왔다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ESS의 수요가 유럽에서 늘어나고 있는 만큼 신기술을 통해 입지를 구축하겠다는 복안이다. ESS는 최근 전기차 시장의 성장둔화 영향으로 수익성에 제동이 걸린 배터리 업체들의 새로운 창구로 주목받는 제품이다.

ESS는 기본적으로 국내보다 유럽과 북미시장에서 사용이 많은 제품이다. 주거 환경상의 필요성과 정책 기조가 태양광이나 친환경 에너지 확산으로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해외 시장의 수요를 파악하고 시장을 공략하는 중이다.

하지만 이번 전시에는 중국의 화웨이, 일본의 옴론 등의 기업들이 배터리 시장에 출사표를 내던졌다.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는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점유율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중국은 LFP(리튬·인산·철)배터리의 가격 경쟁력을 토대로 점유율을 계속해서 확장하고 있는 추세다.

이번 전시에서 화웨이는 중국의 배터리 업체 CATL과 BYD(비야디)의 배터리를 바탕으로 만든 ESS제품을 부스에 전시했다. 화웨이의 ESS 제품인 오아시스는 중국의 주력 배터리인 LFP가 주된 원료로 가격 경쟁력을 가진다는 평가다. CATL과 BYD의 ESS용 배터리는 각각 지난해 시장 점유율 40%, 12%를 기록했다.

일본의 옴론은 ESS에 장착되는 고전압 장치를 제조했으나 자체적으로 ESS와 솔루션까지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옴론 ESS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일본의 파나소닉의 제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K-배터리, 신제품으로 기술 격차와 점유율 확대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전기차에 이어 ESS시장에서도 국내 기업들의 점유율은 감소하고 있다. 기술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나 중국의 가격과 물량 공세에 밀리고 있는 것이다. ESS 시장은 유럽의 태양광, 풍력 발전 등의 친환경 기조가 커지면서 필수인 시장이기 때문에 기술격차를 늘리고 점유율을 늘리는 것이 시급하다.

이번 전시에 참가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저마다 시장 영향력을 확장할 수 있는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며 공략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 LG에너지솔루션이 인터배터리 유럽에서 중대형 ESS제품인 ‘뉴 모듈라이즈 솔루션스’를 최초 공개했다./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은 신기술과 시장 점유율 확대 방안을 담은 제품을 공개했다. 우선 주택용 ESS제품으로 LFP배터리를 탑재한 '엔블록 E'를 공개했다.

엔블록 E는 모듈식으로 팩을 간편하게 끼워 넣어 용량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큰 특징인 제품이다. 최대 5개의 팩을 장착할 수 있어 15.5kWh까지 용량 확장이 가능하다. 실내와 실외 모두 설치가 가능할 뿐 아니라 15분내로 빠르게 설치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엔블록 E에 탑재되는 JF1 팩 샘플도 전시한다. JF1은 주택용·상업용·전력용 모두 호환이 가능해 다양한 고객 수요 대응이 가능할 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도 갖춰 고객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주택용 외에도 중대형 ESS제품도 공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용량 LFP 롱셀 ‘JF2 셀’을 활용한 신제품 ‘뉴 모듈라이즈 솔루션스’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모듈형 컨테이너 타입의 해당 제품은 용도에 맞게 용량을 구성할 수 있으며, 제품이 모두 조립된 완성형으로 고객에게 전달될 수 있게 해 편의성을 높였다. 화재 방지 솔루션도 적용해 제품의 안전성도 한층 강화했다.

데이터 센터, IT 부서, 통신 시설 등 중요 시설에서 비상 전력을 제공하는 시스템인 UPS 배터리 솔루션도 선보인다. 그동안 UPS 배터리가 납축 배터리를 주로 사용했지만 LG에너지솔루션의 UPS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여 높은 에너지 효율성과 긴 수명을 자랑한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압도적인 기술력과 풍부한 생산 경험을 바탕으로 ESS 포트폴리오를 더욱 강화하고, 고객들에게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삼성SDI의 ESS 신제품 SBB 1.5를 인터배터리 전시에서 선보이고 있다./사진=삼성SDI

삼성SDI는 용량과 안정성이 향상된 SBB 1.5를 공개했다. SBB는 20ft(피트) 컨테이너 박스에 하이니켈 NCA 배터리 셀과 모듈, 랙 등을 설치한 제품으로 전력망에 연결만 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해당 제품은 내부 공간 효율화를 통해 더 많은 양의 배터리를 적재해 총 5.26MWh 용량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컨테이너 단위 에너지밀도가 기존 제품 대비 37% 가량 향상됐는데 삼성SDI는 4개의 컨테이너를 서로 맞닿게 설치 가능해 설치 공간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SBB는 안정성도 개선됐다. 기존에 적용한 직분사시스템의 열 전파 차단효과를 EDI(모듈내장형 직분사)기술을 통해 대폭 향상시켰다. 이를 통해 배터리의 화재 예방 및 확산 방지 기능을 강화했다.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LFP 배터리 전략도 발표했다. 삼성SDI는 2026년부터 전력용 ESS 제품에 들어갈 배터리 라인업에 LFP 배터리를 추가해 높은 에너지밀도의 NCA 배터리와 함께 '투트랙' 전략으로 ESS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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