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서동영 기자]안강개발(박준욱 대표)이 '남원주역세권'과 '수원 고등지구' 토지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반납한 것으로 확인됐다. 계약 해지 사유는 토지대금 연체다. 이로 인해 안강개발은 300억 원에 육박하는 계약금을 날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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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강개발이 반납한 수원 고등지구 C3-1 한쪽에 토지 분양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사진=서동영 기자 |
21일 미디어펜 단독 취재 결과, LH는 지난달 29일 '수원 고등 주거환경개선사업지구(수원 고등지구) 준주거용지 C3-1을 분양한다'고 공고했다. 또 지난 13일에는 '남원주역세권개발 투자선도지구(남원주역세권) 특화용지 H1 재입찰' 공고를 냈다.
수원 고등지구는 경기도 수원시 고등동·화서동 일대 약 36만㎡에 민간·임대·행복주택 등 총 5000여 가구가 들어서는 대규모 사업이다. 이중 준주거지역인 C3-1의 면적은 1만900.9㎡다.
남원주역세권은 강원도 원주시 학성동에서 무실동 일원으로 이전하는 원주역 주변 역세권 개발사업이다. 전체 약 47만㎡ 규모이며 이중 H1은 1만8461.5㎡ 크기의 상업용지다.
부동산 시행·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안강개발은 2021년과 2022년 '남원주역세권 H1'과 '수원 고등지구 C3-1'을 LH로부터 사들였다. 같은 안강그룹 계열사인 안강건설의 주택브랜드 '디오르나인'을 내건 오피스텔을 지을 계획이었다.
LH 측은 "안강개발이 남원주역세권과 수원 고등지구 토지를 반납한 것이 맞다. 계약 해지는 지난 5월과 2월 각각 이뤄졌다"며 "두 곳 모두 안강개발이 토지대금을 연체한 부분이 계약 해지 사유가 됐다"고 설명했다.
안강개발이 계약 해지를 앞두고 다른 부동산 시행사 등에 토지 매각을 시도한 정황도 포착됐다. 개발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LH에 토지를 반납하면 LH에 지급한 계약금(전체 토지대금 10%)을 반환받지 못하기 때문에 급하게 매각사를 물색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안강개발 고위 관계자가 다른 시행사 등 찾아 대금이 연체된 토지를 사달라고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제안을 받은 회사는 가격이 너무 높다고 판단해 안강개발 측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안강개발이 분양시장 흐름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고 최초 입찰 가격을 너무 높게 잡은 게 독이 됐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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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원주역세권 특화용지 H1(왼쪽 빨간원)과 수원고등지구 준주거용지 C3-1(오른쪽 빨간원) 위치도./사진=LH |
결국 매각이 무산되면서 두 토지를 반납한 안강개발은 총 297억1000만 원에 달하는 계약금을 손해보게 됐다. 세부적으로는 △남원주역세권 125억4000만 원 △수원 고등지구 171억7000만 원이다.
남원주역세권 H1의 경우 2021년 당시 안강개발이 최소입찰가 390억 원의 3배가 넘는 약 1254억 원을 써내 낙찰받았다. 수원 고등지구 C3-1 토지대금은 1717억 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공사비가 크게 오르고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사업을 진행하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며 "안강개발로서는 사업추진은 어렵고, 팔자니 사 줄 곳이 없기에 계약금을 손해 보더라도 LH 토지 반납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안강개발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321억 원, 영업이익 5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8.4%, 82.4% 감소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297억 원의 적자가 났다.
한편 미디어펜은 LH 토지 반납 등과 관련 안강개발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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