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당내 중진과 간담회…'7개 상임위원장 수용' 목소리 나오기도
민주당, '18개 상임위원장 독식' 시사…'입법 독주' 프레임은 부담
야권, 20일 주요 상임위 가동…'채상병특검법', 법안심사소위 통과
[미디어펜=진현우 기자]우원식 국회의장이 이번 주말까지 국회 원구성 협상을 마무리해달라고 여야에 통보하면서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 선출 문제에 대한 여당의 고민이 커지는 모습이다. 

20일 국민의힘 일부 중진 인사들은 추경호 원내대표에게 민주당이 국민의힘 몫으로 남겨놓은 7개 상임위원장이라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7개 상임위원장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모두 가져가겠다는 뜻을 시사하기도 했다. 우 의장이 통보한 협상 시한인 이번 주말이 원구성 협상에서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6월 20일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6.20/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로 당내 4선 이상 중진들과 간담회를 열고 원구성 협상 상황을 공유했다. 

이 자리에서 일부 중진들은 추 원내대표에게 국방위원회, 정무위원회 등 민주당이 국민의힘 몫으로 남겨 놓은 7개 상임위원장직을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4선인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함을 느끼게 될지라도 있어야 할 자리가 국회고, 버텨야 할 자리가 바로 국회임을 기억해야 한다"며 원내지도부가 7개 상임위원장직을 받아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21일 의원총회를 열고 원구성과 관련한 개별 의원들의 입장을 청취할 계획이다. 우 의장이 이번 주말까지 원구성 협상을 마무리하도록 여야 원내지도부에 요청한 만큼 이날 의원총회가 원구성과 관련한 국민의힘의 최종 입장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총회에서 (의원들)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지겠다"며 "최종 결정은 월요일(24일)에 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전날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여야가 1년씩 교대로 맡자고 제안한 바 있다.

추 원내대표의 제안에 대해 전날 한 차례 거부 의사를 밝혔던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는 (원구성 협상에서) 거래와 협잡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분명하게 밝힌다"고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사진 왼쪽)과 박성준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6월 20일 국회에서 열린 당 긴급 의원총회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4.6.20/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민주당은 이와 함께 이번 주말까지 국민의힘과의 원구성 협상에 실패할 경우 18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 긴급 의원총회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협상이 최종적으로 불발될 경우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도 민주당 몫으로 선출할 가능성이 있는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가능성이 열려있다"며 "위원장 후보를 각 당에서 추천하는 상황이 되면 민주당은 주저없이 후보자를 낸다는 상황은 몇 주째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노 원내대변인은 "(아직까지 국민의힘과) 합의가 안 됐지만 (국민의힘이) 국회로 복귀하겠다는 판단이라면 7개 상임위원장 후보를 제시하면 되고, 민주당은 명단을 내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국민의힘이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7개 상임위원장 자리가 국민의힘에 갈지, 아니면 다른 당에 열려있을지 지금은 다 기술적으로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노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추천할 7개 상임위원장 후보를 정했다면서도 구체적인 명단은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민주당 내 일각에서는 자당이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가져갈 경우 '입법 독주 프레임'에 갇힐 수 있는 만큼 상임위원장 독식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6월 20일 국회에서 국민의힘과 정부가 불참한 가운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가 열리고 있다.2024.6.20/사진=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민주당 등 야권은 이날도 여당 의원들과 주요 정부 측 인사들이 불참한 가운데 주요 상임위원회를 잇따라 열며 대여 압박을 강화했다.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법안심사1소위를 열고 채상병특검법을 전체회의로 넘겼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21대 국회 당시 본회의를 통과했다가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던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법 개정안, 지속 가능한 한우산업을 위한 지원법안, 농어업회의소법안 등이 상정됐다.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역시 21대 국회 당시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이 상정됐다. 

민주당 소속 어기구 농해수위원장과 안호영 환노위원장은 두 법안의 숙려기간을 생략한 채 이날 전체회의에서 해당 법안들의 상정을 강행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21일 채상병특검법과 방송통신위원회 설치법 개정안과 관련한 입법청문회를 각각 개최할 예정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법사위와 과방위가 요청한 증인들은 빠짐없이 출석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12조에 따르면 증인이 청문회에 불출석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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