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둘러싼 3자구도…전당대회 당일까지 5주 남아 '변수' 커
'민심 1위' 한동훈 vs '수도권 5선' 나경원 vs '친윤 지지' 원희룡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오는 7월 23일 열릴 예정인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누가 당권을 잡을지 '시야 제로' 상태에 들어갔다. 20일 오전 갑작스럽게 등판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비롯해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 의원 간의 3파전이 연출되면서부터다.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후보들 간 3자구도가 펼쳐지면서 국민의힘 전당대회 흥행 가도에 '청신호'가 켜졌다.

대중의 관심을 모으는 출발선을 끊은건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다.

한 전 위원장은 오는 23일 오후 2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다. 장소는 미정이다. 한 전 위원장은 대표적 '선거 명당'으로 꼽히는 여의도 대산빌딩에 사무실을 꾸렸고, 최고위원 후보 등 러닝메이트 작업도 거의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위원장에 이어 출마 선언이 임박한 주자는 수도권 5선 나경원 의원이다.

나 의원은 당내 최다선 조경태 의원에게 캠프 좌장을 제의하기도 하면서, 여당 중진들을 잇따라 만나며 세를 모으고 있다. 나 의원은 20일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중진 의원부터 시작해 우리 당 내외의 여러가지 민심을 듣고 있다"며 "결정의 때는 차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 2024년 4월 11일 당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사진 왼쪽)이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22대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 사퇴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4년 2월 20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가운데)이 서울 동작을 선거사무실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년 7월 26일 당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민기 국토교통위원장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날 오전 예기치 못하게 후속 주자로 나선건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이다.

원 전 장관 측에 따르면, 원 전 장관은 이번 전당대회 출마에 대해 긴시간동안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 전 장관 측은 이날 오후 인천 계양을 사무실에서 출마 관련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러닝메이트 작업을 비롯해 실무 현안을 조율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전당대회는 7월 23일 과반수 득표자가 없는 경우, 결선투표를 갖는다. 현 상황, 3파전에서 누가 최종 승리자가 될지 예측하기 힘들다.

특히 전대 투표에서 80% 비중인 당심이 관건이다. 2~3일 만에 당내 여론 풍향이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누구도 당선을 장담하기 힘들게 됐다.

20일 갑작스럽게 등판한 원 전 장관의 경우,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의 직간접적 지원을 받아 전당대회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 전 장관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명룡대전'에서 패했지만 '선당후사' 정신을 발휘해 당 지지층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나 의원 또한 최근 친윤계 의원들의 지원 의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지만, 나 의원은 19일 "우리 당은 스스로 친윤, 비윤, 반윤 또는 친한과 반한 이런 것들과 과감히 결별했으면 한다"며 "완전히 잊고 묻어버렸으면 한다"고 선을 긋고 나섰다. 수도권 5선 의원인 나 의원은 친윤계와 선을 그은채, 보수 정통성을 내세울 수 있는 후보다.

한 전 위원장의 경우 양쪽이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윤석열 대통령과의 불화설이 끊이질 않고 있다. 다만 일반 국민 여론조사 및 국민의힘 지지자 사이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건 최대의 강점이다.

당내 여론은 미지수다. 세 후보 중 어느 한 쪽으로 쏠려 있지 않은 모양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본보 취재에 "민심보다 당심은 지금 당장 모른다"며 "아직 5주 남았다, 어떤 후보에게나 뒤집거나 올라설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라고 밝혔다.

그는 "3파전이 형성되었기 때문에 전당대회 당일, 1~2위는 근소한 차이 밖에 나지 않을 것"이라며 "무조건 결선투표에 갈 것으로 본다, 현재 누가 앞설 것으로 감히 예측하기 어렵다, 막바지에 당원들의 지지와 결집세를 등에 업은 후보가 당권을 거머쥘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다른 관계자는 이날 본보 취재에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지금까지 1위를 달린건, 정치인으로 때묻지 않은 참신한 이미지가 있었기 때문에 이를 국민과 당원들 상당수가 받아들여온 것"이라며 "앞으로가 관건이다, 지금은 비상시인 총선 체제가 아니라 하나의 싸움판이 벌어진 선거 전쟁인데 경험이 부족한 한 전 위원장이 앞으로 어떤 수를 둘지가 전당대회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다른 관계자 또한 본보 취재에 "대구경북 민심은 하나로 고정되어서 쏠림 현상이 있겠지만, 수도권과 PK 민심은 예측하기 어렵다"며 "특히 TK 당심을 어느 정도 갖고 가면서 PK 당심까지 갖고 가는 후보가 이길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