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 '에이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역시 '대인배'였다. 자신에게 인종차별성 발언을 한 토트넘 동료 로드리고 벤탄쿠르(우루과이)의 사과를 쿨하게 받아들이면서 "우리는 형제"라고 감쌌다.

손흥민은 20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개인 SNS에 최근 크게 논란이 된 벤탄쿠르의 발언과 관련한 멘트를 올렸다.

손흥민은 "Lolo(벤탄쿠르)와 얘기를 나눴다. 그는 실수를 했고, 그런 사실을 알고 있으며 내게 사과했다"면서 "그는 공격적인 의도로 그렇게 의도적인 말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형제다.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적었다.

   
▲ 토트넘에서 친밀함 모습을 보였던 손흥민과 벤탄쿠르(왼쪽). 벤탄쿠르의 손흥민에 대한 인종차별성 농담으로 논란이 계속되자 손흥민이 벤탄쿠르를 감싸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토트넘 홋스퍼, 손흥민 SNS


아울러 "지나간 일이며, 우리는 단합했다. 다가올 프리시즌에 우리는 다시 하나로 뭉쳐 우리 팀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벤탄쿠르가 '농담'으로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성 발언을 해 크게 논란이 벌어진 후 손흥민이 처음 내놓은 입장이었다.

우루과이 국가대표 벤탄쿠르는 지난 14일 자국의 한 방송과 인터뷰 도중 진행자가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줄 수 있느냐고 묻자 "쏘니? 어쩌면 그의 사촌 유니폼일 수도 있다. 그들은 다 똑같이 생겼잖아"라고 말했다.

동양인은 다 비슷하게 생겼다고 한 이 말은 인종차별 발언으로 금기시 된다.

벤탄쿠르의 발언이 알려진 후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그러자 벤탄쿠르는 자신의 SNS에 손흥민에 대한 사과 글을 올리고 '나쁜 농담'이었을 뿐 인종차별을 하려는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벤탄쿠르의 사과와 해명에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당사자인 손흥민이 직접 나서 벤탄쿠르를 용서했으며 어떤 관계 변화도 없이 형제같은 동료애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감싸준 것이다.

그동안 이번 사안과 관련해 어떤 공식적인 반응도 없었던 토트넘 구단도 손흥민의 입장 표명 이후 이날 공식 SNS를 통해 선수단을 대상으로 차별 방지 교육을 하겠다고 밝혔다.

토트넘 구단은 "이 문제를 잘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모든 선수를 대상으로 다양성, 평등, 포용에 관한 교육을 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손흥민이 논란을 뒤로 하고 다가오는 새 시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전적으로 지지하겠다"며 "글로벌 팬과 선수단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우리 구단과 사회에는 어떤 종류의 차별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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