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울산이 낳은 '국가대표 풀백' 설영우가 유럽 무대로 진출한다. 세르비아의 츠르베나 즈베즈다로 이적한다.

울산HD 구단은 24일 "울산에서 나고 자란 '로컬 보이' 설영우가 프로 무대 첫 이적이자, 해외 이적을 떠난다"며 설영우의 즈베즈다 이적을 공식 발표했다.

울산 구단은 "양쪽 측면을 모두 맡을 수 있고 공격력까지 갖춘 국가대표 측면 수비수 설영우는 올해 초부터 해외 복수 구단들의 러브콜을 받기 시작했다. 그 중 세르비아 수페르리가 소속의 FK 츠르베나 즈베즈다가 올해 초부터 설영우에게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왔다. 결국 이번 여름 이적 시장 설영우는 프로 첫 이적이자 해외 진출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 울산에서 숱한 영광의 순간들을 함께했던 설영우가 세르비아의 즈베즈다로 이적한다. /사진=울산HD 홈페이지


즈베즈다는 국가대표 미드필더 황인범이 활약하고 있는 팀으로 2023-2024시즌 리그 우승을 차지한 세르비아의 강팀이다.

설영우는 1998년 5월생으로 울산의 유소년 팀 현대중학교(U-15), 현대고등학교(U-18)를 거쳐 울산대학교로 진학, 3학년을 마치고 2020년 울산 프로팀에 합류했다.

설영우가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2020년 10월 18일 울산의 숙적 포항스틸러스와 '동해안더비'에서 깜짝 선발로 나서면서다. 이 경기에서 완벽한 무결점 플레이를 보여준 설영우는 데뷔 시즌부터 주전 자리를 꿰찼을 뿐만 아니라 영 플레이어상(신인상)까지 거머쥐었다. 

좌우 풀백 포지션을 모두 소화하며 울산의 만능 수비수로 자리 잡은 설영우는 올 시즌까지 울산에서만 K리그1 총 120경기에 출전하며 팀의 중심으로 성장했다. 나아가 다섯 시즌 동안 5득점 11도움을 올리며 공수 양면에서 빼어난 활약으로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시즌 K리그1 포항과의 36라운드에서 역전극의 시작을 알리는 동점골, 전북 현대와 최종전 38라운드에서 선제골이자 결승골을 터뜨리며 팬들의 마음을 확실하게 사로잡는 '설스타'로 자리매김했다. 클럽 월드컵 진출 대역전극의 시작을 알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 리그 2023-2024시즌 8강전 전북과 2차전 결승골도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 울산을 떠나 세르비아의 즈베즈다로 이적하는 설영우. /사진=울산HD 홈페이지


'설스타'의 실력과 영향력은 이미 울산과 아시아를 뛰어넘었다. 지난해부터 국가대표로 선발되며 가슴팍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2023년 6월 20일 엘살바도르와 평가전에서 우측 풀백으로 출전해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에 와일드카드로 이름을 올리며 대한민국의 금메달 획득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금의환향한 설영우는 병역까지 해결하게 돼 한국 축구의 최고 유망주 반열에 올랐다.

설영우의 국가대표 활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에 전 경기 출장하며 진가를 증명했다. 단 한 경기를 빼고 풀타임 뛰면서 실력과 체력 모두 뽐냈다. 무엇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조규성의 득점을 도우며 이른바 '쇼앤프루브'로 화룡점정을 이뤘다.

울산은 "우수한 자원을 이적시키는 데 있어 구단은 앞으로의 선수단 운영에 대한 우려와 걱정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설영우의 이적을 두고 고민이 있었다고 밝히면서도 "하지만, 울산 선수단엔 유스팀 출신의 장시영과 최강민 그리고 최근 포지션 변경으로 팀 승리에 공헌하고 있는 윤일록까지 있다. 나아가 설영우 선수의 성장과 변화를 위해서 한 단계 더 나아가는 결정을 지지하겠다는 판단으로 고심 끝에 이적에 합의했다"며 대승적 차원의 결단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울산 구단은 지난 겨울 즈베즈다가 제안했던, 그리고 최근 여러 매체들이 보도했던 것보다는 상향된 조건과 대우로 설영우를 즈베즈다로 이적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체적인 이적 조건은 울산과 즈베즈다의 상호 합의 하에 밝히지 않기로 했다.

한편, 설영우는 26일(수) 오후 7시 30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K리그1 19라운드 대구와 홈 경기를 찾아 환송회를 갖는다. 행사를 마치고 메디컬 체크와 계약서 최종 사인 절차를 위해 세르비아로 이동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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