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은행 전문가 연이어 영입…업계 경쟁 치열해질 듯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올해 3분기 출범을 앞둔 우리투자증권이 투자은행(IB) 분야에 방점을 찍는 경영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관측돼 업계 시선이 쏠린다. 이미 미래에셋증권 출신 IB 전문가들을 발탁하며 전략 수립에 나선 모습이다. 다만 적자회사인 포스증권 합병으로 업계에 진출하는 만큼 시너지 창출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도 함께 나온다.

   
▲ 올해 3분기 출범을 앞둔 우리투자증권이 투자은행(IB) 분야에 방점을 찍는 경영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관측돼 업계 시선이 쏠린다./사진=김상문 기자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이 올해 3분기, 정확히는 8월 중 출범을 앞두고 있어 증권업계 전반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을 합병하는 방식으로 증권업에 진출하는 우리투자증권은 출범과 동시에 개인고객 48만명, 자기자본 1조1500억원을 등에 업고 영업활동을 시작한다. 특히 우리투자증권의 사옥이 구 대우증권이 사용했던 여의도 미래에셋증권 빌딩이 될 것으로 예상돼 상징성도 획득했다.

우리투자증권 대표로 내정된 남기천 우리종합금융 대표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10년 안에 10대 증권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내비치기도 했다. 특히 리테일과 세일즈앤드트레이딩(S&T), 또 중장기적으로는 자산관리(WM)와 IB, 트레이딩 부문을 성장시켜 궁극적으로 ‘초대형IB’를 지향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투자증권이 IB 쪽에 힘을 주고 있다는 점은 인사를 통해서 이미 확인된다. 남기천 전 멀티에셋자산운용 대표를 영입한 것부터 양완규 IB총괄 부사장, 홍순만 이사 등 미래에셋증권(구 대우증권) 출신 IB 전문가들을 대거 발탁하며 진용을 갖추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이 양적‧질적으로 이미 20위권 내의 위상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 우리종합금융이 합병하는 한국포스증권이 5년 넘게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적자기업이라는 점은 위협이 될 수도 있다. 포스증권은 2019년 69억원, 2020년 85억원, 2021년 75억원, 2022년 72억원, 작년 5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우리투자증권이 추가적인 인수‧합병(M&A)을 시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편 우리투자증권의 참전으로 증권업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중소형사들이 사명을 변경하며 조직을 일신하는 등 새로운 방향성이 관찰되는 기간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지난 1일부로 사명을 LS증권으로 바꿨다. 범LG가가 9년 만에 증권사를 품었다는 점에서도 많은 화제가 되고 있다.

DGB금융그룹 핵심 자회사인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되면서 기존 모바일뱅킹 브랜드였던 '아이엠(iM)뱅크'가 정식 사명이 되자 자회사 하이투자증권도 8월부터 '아이엠(iM)증권'으로 이름을 바꾸기로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객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금융사가 이름을 바꾼다는 것은 그 자체로 많은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고, 마케팅 등에 수천만~수십억원의 실질적인 비용도 들어간다”면서 “각자 역량을 집중하고자 하는 분야에 경영 방향성이 집중되면서 캐릭터 굳히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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