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국방부가 14일 발표한 대장급 인사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과 가까운 인사로 분류된 3성 장군들이 대장 진급에서 대거 탈락했다.
이는 일반적인 예상을 깨뜨린 것으로, 향후 정국 운영에 관한 현 정부의 뜻을 일정 부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인사에서 대장에 오른 육군사관학교 37기생은 김영식 항공작전사령관, 엄기학 합참 작전본부장, 박찬주 육군참모차장 등 3명이다.
현재 육군 중장인 이들은 순서대로 제1군사령관, 제3군사령관, 제2작전사령관에 각각 내정돼 곧 대장 계급장을 달게 된다.
이들을 포함해 육사 37기인 중장은 모두 8명으로, 이들 가운데 누가 대장에 오를지는 이번 인사의 주요 관전 포인트였다.
박지만 회장의 육사 동기생들인 이들이 대장으로 진급할 경우 박근혜 정부의 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방부가 발표한 대장급 인사는 세간의 예상과는 많이 달랐다. 육사 37기 중장 8명 중에서도 박지만 회장과 가까운 인사로 간주된 장성들이 모두 고배를 마신 것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신원식 합참차장과 이재수 제3군부사령관이다. 이들은 동기생들 중에서도 박지만 회장과 가까운 인사로 분류됐고 군에서 존재감도 커 대장 진급 물망 우선순위에 올랐다.
신 차장의 경우 능력뿐 아니라 언변도 뛰어나 육사 37기의 선두주자 자리를 한 번도 놓치지 않았던 인물이다.
이 부사령관도 작년 10월 갑자기 기무사령관에서 물러나 야전에 배치됐을 때 그를 위한 권부의 '다음 카드'가 있기 때문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이들과는 달리 이번에 '낙점'을 받은 김영식 사령관, 엄기학 본부장, 박찬주 차장은 상대적으로 조명을 덜 받았다.
이들 3명은 신 차장과 이 부사령관처럼 자의든 타의든 외부의 각광을 받기보다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는 스타일이었다.
이 때문에 이들 3명을 발탁한 이번 인사는 현 정부의 국정 운영에 관한 고려가 작용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박지만 회장과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 인사를 등용할 경우 군이 불필요하게 정치적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을 차단하고자 상대적으로 조명을 덜 받은 인사를 낙점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안보 가치를 중시하는 현 정부에서 군이 잡음에 휩쓸릴 경우 전반적인 국정 운영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이번 인사에 깔렸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방부는 이번 인사가 어디까지나 "능력과 품성, 지휘 역량을 종합적으로 검증한 결과"라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누구 누구와 가깝다고 소문났거나 조금이라도 흠집이 있는 인물은 확실히 배제된 것 같다"며 "이번 대장 인사 구도는 내년 국정 운영 기조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