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대비 코스피서 가파른 상승세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미국발 인공지능(AI) 열풍이 엔비디아 주가 하락으로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뒤늦게 열풍에 가담한 국내 주식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빚까지 내서 투자에 가담한 소위 ‘빚투’ 투자자들이 최근 증가한 것으로 파악돼 시선이 집중된다. 코스피‧코스닥 도합 신용거래 융자 잔고는 이미 20조원을 넘겼다.

   
▲ 미국발 인공지능(AI) 열풍이 엔비디아 주가 하락으로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뒤늦게 열풍에 가담한 국내 주식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사진=김상문 기자


25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거래소,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또 다시 빚투가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신용거래 융자 잔고는 20조1881억원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에 9조1415억원이 쏠린 한편 코스피에는 무려 11조465억원의 잔액이 쌓여있다. 

빚을 내서까지 투자에 나서는 패턴은 흔히 코스피보다 코스닥에서 두드러진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최근 상황은 오히려 코스피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더 빠르게 증가한 모습이다.

이러한 상황은 미국발 엔비디아 폭등과 어느 정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초 대비 1.5배 가까이 오른 엔비디아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SK하이닉스‧삼성전자‧한미반도체 등이 모두 코스피에 상장돼 있기 때문이다. 여타 반도체 소부장 종목들의 경우 코스닥에 상장된 경우도 많지만, 코스피에 비해 코스닥 지수 흐름이 지지부진하면서 빚투 매수세도 그다지 몰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렇듯 빚투 자금을 흡수시킨 코스피 지수마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일 장중 2812.62까지 오른 사례가 있긴 하지만 여전히 2800선은 뚫리지 않은 채 저항선으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 역시 지난 4월 형성한 고점 8만6000원에 좀처럼 근접하지 못한 상태로 현재는 8만2000원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이어온 엔비디아마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지난밤 엔비디아 주가는 하루에 6% 넘게 급락하며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주당 140달러를 넘길 정도로 뜨거운 상승세를 나타낸 것이 지난 20일(현지시간)이었는데 현재는 120달러 아래로 떨어져 조정을 받고 있다.

어떤 주식도 오르기만 할 수는 없겠으나, 엔비디아의 작은 흔들림마저 한국 증시에 커다란 나비효과를 만드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향후 움직임에 따라 국내 증시는 물론 빚을 내서까지 투자에 나선 많은 개인투자자들의 운명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 주가 전망에 대해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HBM3E 시장에서의 성과 여부가 하반기 삼성전자 주가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일정대로 진행된다면 HBM 로드맵 관점에서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가 과거 대비 대폭 축소되고 올해 4분기부터는 매출 기여가 가능하겠지만, 추가 지연 가능성에 대해서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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