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분기 실적 전망 시장 기대치 충족시키지 못한 영향
마이크론 시간 외 급락에 국내 반도체주 일제히 약세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세계 메모리반도체 3위 기업 마이크론이 지난밤 회계연도 3분기(2024년 3~5월) 실적을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발표했지만, 이번 분기 예상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친 까닭에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오히려 떨어졌다. 

   
▲ 마이크론이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이번 분기 예상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며 주가는 오히려 떨어졌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6일(현지 시간) 장 마감 직후 마이크론은 회계연도 3분기 68억1000만달러(9조496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66억7000만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주당 0.62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 역시 시장의 예상치 50센트를 웃돌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19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에는 3억3200만 달러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마이크론은 깜짝 실적의 배경으로 강력한 인공지능(AI) 수요를 꼽았다. 빠르게 성장하는 AI 수요로 인해 데이터센터 매출액이 전 분기 대비 50% 이상 늘었다는 설명이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데이터 센터 제품에 대한 강력한 AI 수요로 우리의 첨단 공정에 대한 공급이 부족해지고 있다”면서 “올해 지속적인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시장의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에도 마이크론의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7.98%나 떨어졌다. 이번 분기인 회계연도 4분기(6~8월)에 대한 전망이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 까닭이다. 이날 마이크론은 4분기 매출이 76억달러, 주당 순이익은 1.08달러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월가에서는 마이크론의 4분기 매출이 80억달러를 넘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는 엔비디아뿐 아니라 넓게는 국내 반도체주 흐름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뒤를 잇는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강자인 마이크론은 반도체 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다. 이에 따라 마이크론의 실적은 메모리 반도체의 풍향계로 여겨진다. 마이크론의 실적 및 향후 가이던스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향방에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 마이크론의 실망스러운 실적 가이던스에 27일 국내 반도체주도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장대비 3.16% 내린 22만950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낙폭을 키워 장중 한때 4.01% 내린 22만75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날 5% 넘게 오른 것과 대비되는 흐름이다. 보합세로 거래를 시작했던 삼성전자도 4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해 장중 한때 8만500원까지 빠지기도 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이 엔비디아로 납품하는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 판매량과 전통 메모리인 디램, 낸드 가격 전망이 국내 반도체 업종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까닭에 마이크론 시간외 급락 영향이 장중 변동성을 확대시켰다”면서 “이날 반도체 업종 반등 성공 여부에 따라 반도체 조정 국면이 이어질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