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익서 은행 비중 99%…임종룡 회장, 비은행 강화 본격 드라이브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최근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동양생명, ABL생명(옛 알리안츠생명)을 함께 인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실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금융은 보험업 진출의 일환으로 시장 매물로 나온 롯데손해보험의 인수를 고려 중이었는데, 두 생보사도 잠재적 인수 후보군에 편입하게 됐다. 우리금융이 증권업 진출과 함께 보험사 인수에 성공할 경우, 그룹의 은행 편중현상도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 우리금융그룹이 최근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동양생명, ABL생명(옛 알리안츠생명)을 함께 인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실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우리금융그룹 제공


27일 금융권과 우리금융그룹 등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비구속적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실사를 앞두고 있다. 현재 다자보험그룹과 두 보험사 인수를 두고 협의 중이며, 매각조건 등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두 보험사가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다자보험이 지분 42.01%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다자보험 계열사인 안방그룹이 지분 33.33%로 2대주주로 등재돼 있다. ABL생명은 안방그룹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2957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ABL생명도 지난해 804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두 생보사의 자산 합계는 50조원에 육박해 양사를 흡수할 경우 생보업계 6위권까지 한번에 노릴 수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그룹의 비은행 경쟁력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대주주와 비구속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실사에 착수할 예정"이라며 "인수에 대해 협의 중이나 현재까지 매각조건 등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우리금융은 잠재적 인수후보군인 롯데손해보험도 여전히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롯데손보 공개매각의 예비입찰에도 참여하고, 현재 본입찰을 앞두고 있는 단계"라며 "실사결과를 토대로 최종 의사결정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롯데손보에는 동양생명·ABL생명을, 동양생명·ABL생명에는 롯데손보를 각각 내세움으로써, 우리금융이 협상에서 우위를 선점하려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한편 우리금융은 그동안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증권업·보험업 진출 등의 성장동력을 모색했다.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 등 굵직한 비금융계열사를 갖추지 않은 까닭이다. 우리금융은 과거 구조조정 및 민영화 과정에서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현 DGB생명) 등을 연이어 매각했다. 

실질적으로 그룹의 생존이 우리은행의 영업활동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우리금융의 지난해 순이익은 2조 5161억원을 기록했는데, 이 중 우리은행의 순이익은 2조 5159억원으로 전체의 약 99%에 육박했다. 자산의존도도 90%에 달한다. 

이에 은행 편중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비은행부문 확대'는 우리금융이 해결해야 할 숙제로 꼽힌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증권사·보험사 M&A'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우리금융은 한국포스증권의 지분을 인수하고, 우리종합금융과의 합병으로 증권업 진출을 구상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현재 양사 합병방식을 통해 증권업 진출을 결정하고, 감독당국의 승인절차를 밟고 있다. 

신용평가기관인 나이스신용평가도 우리금융의 증권업 진출에 대해 "우리금융그룹의 은행부문에 대한 자산의존도는 90%, 이익의존도는 99% 내외 수준으로 경쟁 금융그룹 대비 은행 부문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며 "한국포스증권의 지분 인수와 향후 한국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과의 합병을 통한 비은행 부문 확대는 우리금융그룹의 수익기반 다변화 및 전반적인 사업지위 제고와 성장성 확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 바 있다. 

증권에 이어 이번 보험업 진출을 현실화할 경우, 우리금융의 사업 포트폴리오도 어느정도 균형을 맞출 전망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동양생명·ABL생명도 인수대상의 하나로서 M&A를 검토 중이나,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며 "향후 진행상황에 따라 공시나 보도자료를 통해 상세하게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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