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퀸텀코리아'서 양자 기술 선봬
[미디어펜=이승규 기자] 통신3사(SKT·KT·LGU+)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양자컴퓨터, 양자통신사업 등 양자 관련 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통신3사는 기술을 선점을 통해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 받고 보안까지 강화하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전략이다.

   
▲ 퀀텀 코리아 2024에서 SKT 구성원과 모델이 SKT 전시관을 소개하고 있다./사진=SK텔레콤 제공

27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3사는 '각양각색'의 양자 기술을 개발 중이다. 양자 기술은 다가오는 6G의 핵심 기술로 손꼽힌다. 양자 기술을 활용하면 속도를 보장하는 동시에 보안 안정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양자컴퓨터는 현재 컴퓨터가 10억 년 걸리는 암호를 단 100초 만에 풀어낼 수 있다. 

하지만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될 시 RSA(수학 난제) 중심으로 이루어진 보안 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RSA 중심으로 이뤄진 보안은 현재 컴퓨터의 수준으로 해킹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지만, 양자 컴퓨터는 빠른 연산 속도를 가졌기 때문에 이를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양자컴퓨터를 통한 해킹이 가능해지면 데이터를 많이 활용하는 통신사는 '직격타'를 맞게 된다. 이런 점을 방지하기 위해 통신사는 한 발 앞서 양자 기술을 활용한 보안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통신3사는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개최된 ‘퀸텀코리아 2024’에서 양자관련 기술 역량을 선보였다. 

SK텔레콤은 지난 3월 양자 분야 핵심 기술과 부품을 보유한 기업들과 '엑스퀸텀'을 설립했다. 엑스퀸텀은 에스오에스랩, 엑스게이트, 우리로, 케이씨에스, 노키아, IDQ코리아 등이 참여했다. SK텔레콤과 엑스퀸텀은 △양자 압호칩이 탑재된 AI 카메라 △차세대 양자암호칩(KCS) △구간 암호화 솔루션 △단일 광자 관련 기술 등 다양한 양자 기술에 투자 중이다.

KT는 양자 통신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양자암호통신 솔루션에 집중하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2km 구간에서 무선 양자암호 전송을 성공한 바 있다. 현재는 10km 전송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다. 또 지난 3월에는 하이브리드 양자보안망을 통해 신한은행 본점과 강남별관 지점을 연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양자내성암호 가상사설망 'U+ PQC VPN'을 개발하고 지난 25일 공개했다. 양자내성암호는 연산 속도가 빠른 양자컴퓨터로도 해킹하기 어려운 암호 알고리즘이라는 것이 LG유플러스의 설명이다. PQC-VPN은 인터넷 회선 대역폭에 따라 500Mbps부터 36Gbps에 적용할 수 있는 8종류의 솔루션으로 구성해 기업의 상황에 따라 맞춤 도입이 가능하다. 

통신업계는 앞으로 양자 기술에 대한 투자를 더욱 늘려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QT의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양자 기술 시장 규모는 2020년 7조3592억 원에서 2030년까지 135조8885억 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5년 암호체계를 변경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양자 기술 상용화에 관한 구체적인 시기를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통신업계는 최대한 빨리 양자 기술 활용화를 위해 기술 고도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리나라의 양자 기술에 관한 인프라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26일 발표한 글로벌 R&D 전략지도 따르면 한국의 양자 분야 기술력은 양자 컴퓨터, 양자 통신, 양자 센서 등 3개 세부 기술 모두 전 세계 12위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양자 기술 선두주자인 미국의 표준화 점수를 100점이라고 가정했을 때 한국은 △양자컴퓨터 부문 2.3점 △양자통신 부문 2.9점 △양자센서기술표준화 부문 2.9점 등 낮은 평가를 받았다.
[미디어펜=이승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