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금융감독원이 채권형 랩어카운트·특정금전신탁(랩·신탁) 돌려막기 관행이 적발된 증권사들에 중징계 처분을 내리면서 증권가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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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감독원이 채권형 랩어카운트·특정금전신탁(랩·신탁) 돌려막기 관행이 적발된 증권사들에 중징계 처분을 내리면서 증권가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은 전날 오후 회의를 열고‘채권 돌려막기’를 한 하나증권과 KB증권 등 두 곳에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채권 돌려막기는 채권형 랩어카운트·특정금전신탁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일부 고객 수익률 보장을 위해 다른 고객에게 손익을 전가하는 자전거래다.
기관 제재는 △기관주의 △기관경고 △시정명령 △영업정지 △등록·인가 취소 등 5단계로 나눠진다. 기관경고부터 중징계에 들어간다.
돌려막기에 직접 가담한 실무 운용역 등 임직원들에게도 중징계 조치가 내려졌다.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해임 권고 △직무정지 △문책경고 △주의적 경고 △주의 5단계로 나뉘는데,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받으면 금융사 취업을 3~5년간 제한 받는다.
당시 WM영업을 총괄했던 이홍구 KB증권 사장을 포함한 감독자에게는 경징계인 주의적 경고 조치가 결정됐다. 감독자들은 증권사 고유자산을 활용해 고객의 투자 손실을 보전하는 과정에서 감독을 소홀히 했거나 의사결정에 참여해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지난해 금감원은 하나증권·KB증권을 포함한 9개 증권사 운용역이 만기도래 계좌의 목표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 불법 자전거래(돌려막기)를 통해 고객 계좌 간 손익을 이전해온 사실을 검사를 통해 적발했다.
앞서 지난 2월 이복현 금감원장은 랩신탁 불법 관행에 대해 엄정한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너무 많은 대상에 책임을 묻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날 KB증권과 하나증권에 대한 제재가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곧 다른 증권사에 대한 제재도 이어질 것으로 여겨진다.
KB증권과 하나증권 말고도 한국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SK증권, 교보증권, 키움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이 지난해 금감원 검사를 받았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금감원의 제재 조치안은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제재가 결정될 예정이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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