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열풍 속 서버센터 증가...고부가가치 제품 수요↑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이을 먹거리로 차세대 낸드플래시와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등을 낙점하고 집중 개발에 나섰다. 인공지능(AI) 열풍이 서버 수요 확대로 이어지면서 해당 제품들의 수요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 업계 최초 양산, 삼성전자 9세대 V낸드 제품 /사진=삼성전자 제공


28일 업계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3분기부터 쿼드레벨셀(QLC) 기술을 적용한 9세대 V낸드를 양산해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에 나선다. 9세대 V낸드는 적층 단수가 290단 수준으로 시장에 출시된 낸드플래시 중 가장 높은 단수를 자랑한다. 단수가 높은 만큼 고용량·고사양 제품이기도 하다.

9세대 V낸드에 적용된 QLC는 1개의 셀에 4비트(bit) 정보를 담을 수 있는 기술이다. 3비트를 담던 기존의 트리플레벨셀(TLC) 대비 저장량이 좋아 최근 증가하고 있는 데이터 센터에 더 적합하다는 평가다. 

또 QLC 기술을 적용한 기업용 SSD 제품은 기존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제품보다 저장량과 데이터 효율이 높은 탓에 빠른 속도로 데이터 읽기가 가능하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AI는 물론 빅데이터, 클라우드처럼 고성능을 요구하는 데이터센터가 늘어나면서 QLC 기술을 탑재한 제품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 

경쟁사 SK하이닉스도 자회사 솔리다임의 중국 다롄 공장 가동률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고성능 QLC를 적용한 낸드 양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을 만큼 HBM을 이을 차세대 AI 메모리로 손꼽힌다. 

삼성전자는 AI 열풍에 따른 수요 증가로 지난 2분기 기업용 낸드 가격을 20% 가량 인상하기도 했다. 가격 인상과 함께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실적 개선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하반기에도 낸드 가격을 한차례 더 인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는 HBM을 이을 차세대 먹거리로 인터페이스인 CXL을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 CXL은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메모리 및 스토리지 등 다양한 장치를 효율적으로 연결해준다.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을 크게 늘릴 수 있어 업계에선 넥스트 HBM으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구축한 CXL 인프라는 업계 최초로 글로벌 오픈소스 솔루션 기업 '레드햇' 인증을 획득한 삼성 메모리 리서치 센터(SMRC) 내에 있다. 회사는 CXL 인프라를 통해 자체적으로 제품 인증을 완료할 수 있으며, 레드햇 등록 절차도 빠르게 진행할 수 있어 신속한 제품 개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AI 시장에서 HBM에 이어 이들 제품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이다"며 "해당 제품을 보유한 기업 입장에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려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