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세상은 그렇다. 뭘 기대한 건 아니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설움과 차별 그걸 이겨내는 건 오로지 실력뿐이다. 그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실력자가 요즘 핫한 고교생 트로트 가수 전유진이다.

엄청난 팬덤. 독이 됐을까?. 전유진은 가창력으로 미스트롯2에서 독보적 존재감으로 1등을 달리다 탈락했다. 심사석에 있었던 이들의 말이 문제가 될 만큼 팬덤이 탄탄했던 꿈나무다. 현실은 탈락이라는 충격으로 다가왔고 심사에 대한 문제부터 프로그램 자체가 입방아에 올랐다.

그리고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후 경연의 무게를 딛고 출전한 MBN 현역가왕전. 미스터트롯의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고스란히 실력으로 승부하는 18세 소녀에 대한민국은 다시 꿈을 꾸게 됐다. 쟁쟁한 현역 가수를 제치고 우승을 했다. 여고생의 담담한 인생 이야기는 감동 그 자체다. 기성세대에 대한 채찍이다.

경연에 참석한 한 탈락자의 이야기 다시끔 회자되는 건 그래도 세상에 양심 있는 이야기에 공감한다는 거다. 공감은 기적을 이룬다. 어째서 TV 조선은 이런 대어를 놓치는 실수를 했을까? 임영웅을 능가하는 천재를 버렸을까?

   
▲ 대한민국 트로트의 기대주 전유진. /사진=전유진 인스타그램

대한민국 연예계 시스템에 대한 노골적인 불편한 진실을 맞이한 순간이었다. 실력보다는 대형 기획사의 꽂고 꽂는 갑과 을의 현실. 철저한 피해자가 된 듯한 전유진. 그런데 그 소녀는 오롯이 실력으로 자신을 증명했다. 

진짜 대단한 건 연예계의 불문율을 깨트린 거다. 소속사도 없는 학생 신분이었다. 서울과 포항을 기차를 타고 오르락 내리락 하는 말도 안되는 시간을 오롯이 홀로 해 낸 것이다. 이게 노래 이상의 감동이다. 물론 노래는 범접불가다.

이처럼 전유진이 새삼스러운 건 지금껏 이어져 온 연예계의 생태계를 뒤흔든 것이다 K-팝의 영향력은 세계를 호령하지만 반면 시스템에 대한 불편함은 항상 문제시 됐다. 군을 방불케 하는 제조되고 제작된 준비된 인형돌.

전유진이 주는 신선한 충격은 이런 걸 뛰어 넘는 천부적이자 자연스러움이다. 지금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18세 소녀의 자연스러움이다. 그때 그 나이에 맞는 인생을 사는 것. 그걸 그렇지 않게 강요하는 세상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좋아서 하는 것과 잘 하는 것에 대한 잘못된 이 사회가 젊은 그들에게 던지는 유쾌한 반란에 대한 모법답안이다. 

전유진의 매력은 타고 난 노래 실력만이 아니다. 어차피 신동으로 불리는 숱한 꿈나무들이 많으니까. 중요한 것은 사람으로 살아가는 가장 평범한 사람으로서의 자세다. 소녀다운 나이에 어울리는 행동은 배운 것이 아니라 몸에 밴 것이다. 그게 전유진의 팬덤을 형성하는 중요한 한 요인이다.

천부적인 재질을 타고 난 전유진도 탈락이라는 아픔을 겪고 성장했다. 그녀의 행복을 보는 만큼 보이지 않는 현실의 벽과 무게는 두터웠다. 기획화된 사회의 질서(?)는 철옹성 같다. 그게 숨어 부는 바람처럼 보이지 않는 아픔으로 작용했는지도. 그래도 다행스러운 게 있다. 전유진의 진실성 있는 팬덤이다. 

꿈 꾸는 여고생의 키다리 아저씨가 되는 팬덤의 바른 영향력. 진정 꿈나무 여고생에 대한 아낌 없는 박수와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는 마음. 목적 없는 감동을 간직하고픈 이들에게 한 여고생의 진심 어린 실력이 세상을 감동케 하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의 정치 팬덤에 대한 준엄한 채찍이다.

18세 고교생이 실력으로 승부하는 대견한 모습에 보내는 갈채다. 정치는 감동이 될 수 없을까? 싸움 전력을 자랑하는 '이상한 아저씨'들의 국회가 참으로 부끄럽다. 우승을 해도 선배 언니들에게 미안해 기쁜 표정을 감추는 고교생 앞에 '공부 잘했나 못했냐'를 따지는 아버지뻘 정치인이 있어 참으로 부끄럽다.

세상은 이렇게 젊게, 밝게, 긍정적으로 변해 가는데 부끄러운 어른들의 모습은 변함이 없다. 그래서 우리 정치는 기억상실증을 앓고 있나 보다. 문제는 처방전조차 의심하는 중증이라는 게 더 아프다. 18세 현역가왕 소녀는 "저는 아직 서툰가 봐요"라고 겸손해 한다. 

부끄럽다. 낯 두꺼운 어른들의 위세는 오늘도 더 날개를 펼친다. 이게 오늘이라면 정말 내일을 기대하고 싶지 않는 오늘이다. 우린 배우 뺨치는 정치를 보고 있다. 그래서 18세 소녀 전유진의 도전과 성공은 감동임과 동시에 '국회 아저씨'들에게 준엄한 채찍이다. 

좌표 찍기로 조리돌림을 일삼는 '개딸'이든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를 지지하는 극렬 지지자들에 18세 소녀의 팬들이 보내는 성공방식이다. 그게 민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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