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1인당 1.3억에서 8.2억원 배상
한국 여행사 책임 비율 80%로 제한
[미디어펜=박준모 기자]2019년 헝가리 다뉴브강에서 유람선 충돌 사고로 인해 한국인 관광객 수십 명이 사망한 사건 관련 유족이 국내 여행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일부 승소했다.

   
▲ 2019년 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우측 세 번째 교각 부근에서 경찰특공대 잠수요원와 군 장병들이 실종자 수색을 위해 잠수 준비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34부는 지난 14일 유가족 9명이 여행사 ‘참좋은여행’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사망자 1인당 위자료를 2억 원으로 정했으며, 일실수입(사고가 발생한 경우 피해자가 잃어버린 장래 소득) 등을 감안해 유족 1인당 1억3000만~8억2000만 원을 배상액으로 정했다. 총 배상액은 약 29억 원이다.

재판부는 현지 여행사의 이행보조사였던 현지 여행사 파노라마 덱의 과실이 사고 원인이라고 봤다. 파노라마 덱이 사고 당시 선장 1명, 선원 1명만 승선시켜 현지 유람선 승무원 최소 요건(선장 1명·선원 2명)을 지키지 않았고, 폭우로 고도의 주의를 기울여야 했는데 구명조끼를 입히지 않는 과실을 범했다고 지적했다.

여행사 측은 “안전배려의무를 준수했고, 크루즈선의 무리한 추월 행위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며 배상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여행사는 현지 가이드로 하여금 사고 발생의 위험성, 대처 방법 등에 대해 사전교육을 할 주의 의무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또 약관상 여행사가 현지 여행업자 및 고용인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손해도 배상한다고 규정한 점도 근거로 들었다.

다만 사망자들이 사고 당일 기상 상황을 고려해 구명조끼를 요청·착용하는 등 스스로 안전 조치를 취할 수도 있었던 점, 사고의 경위 등을 고려해 여행사의 책임을 80%로 제한했다.

허블레아니호 침몰 사고는 2019년 5월 29일 부다페스트에서 다뉴브강에서 발생했다. 야경 투어를 하고 돌아오던 중 대형 크루즈선과 충돌해 침몰하면서 배에 타고 있던 한국인 여행객 25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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