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반도체 경기 호황에도 불구하고 3분기 제조업 체감경기 전망은 대체로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전국 2238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2024년 3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89로 전분기 대비 10포인트 하락했다. 전년 동기보다는 2포인트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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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3년간 제조업 BSI 전망치 추이./사진=대한상공회의소 제공 |
BSI는 100 이상이면 해당 분기의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이는 수출 회복세가 반도체 등 일부 업종에 국한되고, 고금리·고물가 상황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예측되면서 내수기업들의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분기 경기 전망이 기준치 100을 넘어서면서 전 분기 대비 경기 전망이 상승한 업종은 반도체가 유일했다.
반도체의 경우 3분기 전망치가 전분기 대비 8포인 상승해 122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 확산 등 IT 경기가 살아나며 고부가 메모리와 장비 수요 모두 확대가 기대된다.
의료·정밀기기와 전기장비 업종도 3분기 경기 전망이 각각 108과 101로 집계돼 긍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다만 2분기 전망치 대비 각각 11포인트, 16포인트 하락하며 반등세가 꺾인 모양새다.
의료·정밀기기는 미용 및 의료기기 수출 수요가 지속되고 있지만 의료 파업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기장비 업종은 IT 경기 회복에 따른 전력·전선 수요 증가와 미국 전력망 인프라 교체가 호재로 작용했으나 배터리 기업 중심으로 부정적 전망이 나왔다.
철강, 정유·석유화학, 비금속광물 등 전통 제조업은 부진한 업황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철강은 경기 전망 79를 기록했는데 전방산업 부진, 중국 및 일본의 값싼 수입재 유입 등으로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경기 전망 85를 기록한 정유·석유화학 업종은 주요 시장에서 중국 저가 공세가 본격화되며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비금속광물 업종도 경기 전망 67을 보였으며, 건설 자재 수요 감소와 장마·폭염 등 계절적 비수기가 겹치면서 3분기 전망치가 가장 낮은 업종으로 조사됐다.
제약 업종은 전분기 105에서 3분기 78로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원재료 원가 상승 부담에 의료 파업에 따른 수주 감소가 겹치며 1분기 만에 전망치가 기준치 이하로 떨어졌다.
조사 대상 기업 중 상반기 영업 실적이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보는 곳은 60.9%를 차지해 지난해(62.4%)와 비슷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48.8%)과 중견기업(48.6%)보다 중소기업(63.3%)에서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기업들은 하반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대내외 리스크로 내수 소비 위축(42.7%)과 유가·원자재가 상승(17.7%)을 가장 많이 꼽았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상반기 수출 개선에도 고금리, 고물가가 소비 및 투자 회복을 가로막으며 업종별 기업 체감경기가 다르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와 소비를 통해 경제 활력을 높일 수 있는 지원책 마련과 함께 중국의 저가 공세 속에서 전통 제조업의 수출길을 터줄 수 있는 수출시장별 틈새 전략을 민관이 함께 모색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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