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첫 운영위서 여야 '자료 미제출' 신경전 끝 충돌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증인 출석, 업무보고 생략으로 알아"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제22대 국회 출범 후 처음으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는 고성을 주고받으면서 정면 충돌하고 나섰다. 대통령실을 대상으로 현안 보고를 받고 질의해 답변을 듣는 자리에서였다.

양측의 고성은 회의 진행과 관련한 신경전에서 촉발했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운영위 회의에서 의사진행 첫 발언자로 나서 "자료 제출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업무보고를 한다고 지금 들을 수가 있겠냐"면서 대통령실을 겨냥해 호통을 쳤다.

박 수석부대표는 "업무보고를 하면 모든 정부기관이 업무보고 자료를 제출하지 않나"며 "지금 우리 위원들이 받은 게 어디 있나, 업무보고 관련해서"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 현안 자료라든가 향후 계획에 대한 내용들이 지금 없는 상태에서 지금 미비한 자료를, 미비가 아니다"며 "아예 자료 제출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이게 지금 업무보고를 한다고 들을 수가 있겠나"고 지적했다.

박 수석부대표 발언이 끝나자 민주당 원내대표인 박찬대 국회 운영위원장은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자료를 준비하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

   
▲ 박찬대 국회 운영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이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회의 시작을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4.7.1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에 정진석 비서실장은 "원래 증인 출석이 되면 업무보고가 생략이 되는 거로 알고 증인 자격으로 나오다보니까 업무현안 보고가 채 준비가 안 된 것 같다"며 "언제라도, 오늘 회의 도중에라도 업무 보고 자료를 충실히 준비해서 제출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국회 운영위원인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아시다시피 지금 이 회의가 파행에 의해서 단독으로 되다가 간만에 합의에 의해서 오늘 정상적으로 시작이 됐고 그래서 정상적인 증인 출석이 아닌, 정부 관계자로부터 이제 질답을 듣는 이 시간으로 온 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회의 진행과 관련해선 제가 들은 바 없고, 이 회의 구성이 어떻게 됐는지는 아직 간사가 정해져 있지 않아서 들은 바도 없다"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에 박찬대 운영위원장은 "저희들이 출석을 강제하기 위해서 증인으로 의결하고 그리고 출석하게 한 것"이라며 "이 자리에 나와서 앉아계시는 게 목적이 아니고 대통령실이 우리 운영위, 운영위원들한테 업무를 보고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나와 계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박 위원장은 "지금 아무런 준비를 안 하고 나왔다는 것 자체가 '국회를 가볍게 여기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든다"며 "간사 간에 협의 등을 통해 추후 다시 업무보고를 받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이어서 의사 진행 발언에 나선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당에 간사가 선임도 안 되고, 간사 보고 업무보고 협의가 되지 않았느니 그건 무슨 경우인가"라며 박 위원장을 겨냥해 "그 자리에 앉아 계신게 바로 협치의 부정 아닌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강민국 의원은 이후 '발언을 정리해 달라'는 박 위원장의 요청에 "발언권을 줘 놓고 이렇게 중간에 말씀하시는 건 또 뭔가 그게, 이게 지금 대표님이 말씀하는 협치인가"라며 "지금 간사가 선임도 안 되어 있다, 정말 갑질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에 회의장에서 의원들 간에 '말씀을 정리해 달라', '손가락질 하지 말라'는 등의 고성이 오갔고, 강 의원은 급기야 "민주당 아버지(이재명 전 대표)는 그렇게 가르치냐, 위원 발언하는데 중간 중간에"라면서 언성을 더 높였다.

이에 정진욱 민주당 의원이 "어딜 손가락질하냐?"고 맞대응하면서 회의장에선 "본인이나 잘 하시라", "이게 협치냐", "이런 식으로 회의를 진행하냐"는 등 여야 간 고성이 오갔다.

한편, 이날 국회 운영위에서는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이 여당 간사로 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