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발사된 SRBM 120여㎞만 비행…“사라진 지점 알려줄 수 없어”
지난달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 실패한 뒤 다탄두 성공 주장하기도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1일 새벽 탄도미사일 2발을 연이어 발사했으나 이 중 1발이 비정상으로 비행해 평양 인근에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군은 이날 오전 5시 5분경과 15분경 황해남도 장연 일대에서 동북 방향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 2발을 각각 포착했다. 최초 발사된 북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은 600여㎞를 날아가 함경북도 청진시 앞바다에 탄착한 것으로 파악된다. 군은 해당 미사일이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일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어 10분 뒤인 5시 15분경에 발사된 탄도미사일은 120여㎞만 비행하고 필요한 고도에 올라가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즉 탄도미사일이 비행 도중 폭파하거나 추락한 것이며, 비행거리상 평양 인근에 피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온브리핑에서 북한 미사일이 사라진 지점을 알려달라는 질문에 “알려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2차 발사한 미사일은 고도가 낮아 정확한 탄착 지점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장연 일대에서 동북 방향으로 120㎞ 떨어진 지점에 평양이 위치해 있다. 따라서 이번 발사가 실패했을 경우, 탄도미사일의 잔해가 평양 인근에 추락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이 공보실장은 “2차 발사한 북한의 미사일은 초기 단계에서 비정상적으로 비행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비정상 비행 중 폭발했다면 잔해가 내륙에 떨어졌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내륙에 떨어져 피해가 발생된 정황이 포착됐는지’를 묻는 질문엔 “아직 확인된 것이 없다”고 답했다. 

   
▲ 우리군은 28일 북한이 26일 오전 5시30분쯤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공중폭발해 파편으로 흩어지는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성공적인 다탄두 시험'이었다고 주장했으나 우리군은 이틀 전부터 이를 추적했으며, 발사 당일 대탄도탄 감시 레이더와 지상 감시자산을 통해 탐지했다. 2024.6.28. [합참 제공]/사진=연합뉴스

이날 미사일 발사 장소인 장연 일대는 그동안 북한이 미사일을 자주 발사하지 않았던 장소이다. 북한은 통상 평양이나 순안 일대에서 미사일을 발사해 왔다. 이에 대해 이 공보실장은 “지난해 미사일 발사 때 장연 인근 저수지 옆 둔덕에서 쐈다. 미사일 발사를 아무 곳에서나 할 수 있다는 보여주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앞서 지난달 26일에도 미사일 도발에 나섰으며, 이에 대해 우리군은 북한이 고체연료 추진체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 발사에 실패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 다음날 북한은 다탄두 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으나 우리군은 북한의 기만전술로 평가하면서, 이례적으로 북한 미사일이 공중에서 폭발한 장면이 담긴 열영상장비(TD)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한미일이 지난달 27~29일 처음 실시한 다영역 훈련 ‘프리덤 에지’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이번 훈련은 대잠전훈련을 시작으로 해상미사일 방어훈련, 대잠전훈련, 방공전훈련, 공중훈련, 수색 및 구조훈련, 해양차단훈련, 사이버방어훈련까지 실시했다.

북한은 30일 외무성 대외정책실이 작성한 공보문 발표를 통해 ‘프리덤 에지’를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라고 규정하면서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것이 궁극적으로 초래할 치명적인 후과에 대해 다시 한 번 엄중히 경고한다”며 재도발을 예고한 바 있다.

북한은 지난달부터 오물풍선 살포에 위성항법장치(GPS) 전파 방해를 이어가다 탄도미사일까시 쏘는 등 다양한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오물풍선은 지난 5월 28일부터 6월 26일까지 총 7차례 살포했다. 우리군은 오물풍선 살포가 이어지던 지난달 9일 한때 접경지역에서 철수시켰던 대북확성기를 재설치하고 한차례 대북확성기방송을 실시했다. 하지만 이후 대북방송을 재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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