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팀을 위해 헌신해온 손흥민을 레전드로 대접하는 것이 아니라 돈벌이 수단으로 취급하는 듯하다. 손흥민과 1년 계약 연장 옵션을 발동하려는 것이 장기계약을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며, 거액 이적료를 받고 사우디아라비아에 팔려는 계획 때문이라는 현지 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영국의 스포츠 매체 '팀토크(Teamtalk)'는 1일(한국시간) "토트넘이 팀 최고의 선수(손흥민)와 1년 계약 연장 옵션을 활성화할 것이다. 하지만 2025년에 잔혹하게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날 '풋볼 인사이더'는 토트넘이 손흥민과 장기 계약 대신 1년 계약 연장 옵션을 발동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손흥민은 내년 6월로 토트넘과 계약 기간이 끝나지만 구단은 계약서에 포함돼 있는 1년 계약 연장 옵션을 발동해 2026년까지 손흥민을 묶어두려 한다는 것이다.

   
▲ 토트넘이 손흥민과 1년 계약 연장을 한 다음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적시키려 한다는 현지 매체 보도가 나왔다. /사진=토트넘 홋스퍼 SNS


팀토크는 토트넘의 이와 같은 1년 연장 옵션 발동에는 구단의 '셈법'이 있음을 공개했다. 손흥민에게 장기 계약을 안겨 팀의 레전드로 만드는 플랜A 대신, 비싼 값을 받고 이적시키는 플랜B를 가동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한국의 슈퍼스타는 지난 시즌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17골을 넣으며 폼을 회복했다. 손흥민은 다음 주에 32세가 된다. 아직은 스피드가 떨어질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토트넘은 손흥민과 1년 계약을 연장할 것"이라며 "지금 손흥민은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의 주요 영입 타깃에 올라 있다. 이전 보도된 바에 따르면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이번 여름 손흥민에 대한 이적 제안을 모두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토트넘은 손흥민과 장기 계약을 논의했지만 협상은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토트넘은 이제 플랜B를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한 "손흥민은 내년 이맘때면 만 33세가 된다. 손흥민은 여전히 엘리트 선수지만, 33세의 선수에게 장기 계약은 어리석은 선택일 수도 있다. 오히려 사우디아라비아에 매각해 상당한 이적료를 벌 수 있는 기회가 더 매력적일 수 있다. 손흥민 역시 은퇴가 가까워졌기 때문에 중동에서 커리어 막판 (거액의) 급여를 받을 뜻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미 지난해부터 손흥민 영입에 관심을 나타냈고, 9000만 파운드(1578억원)에 이르는 이적료를 지불할 계획도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당시 손흥민은 '한국대표팀 주장은 돈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토트넘과 프리미어리그에서 할 일이 더 있다는 말로 사우디행 거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손흥민은 지난 2023-2024시즌 팀의 주포였던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공백을 메우며 주장까지 맡아 토트넘을 위해 헌신했다. 좋은 성적도 냈다. 

손흥민에게 토트넘은 단순한 소속팀이 아니라 최고 전성기를 바친 고향과도 같은 팀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토트넘은 손흥민을 레전드로 만들어주기보다는 상품 가치가 있을 때 팔아치우는 궁리를 하는 듯하다.

만약 보도된 것과 같은 일들이 실제 벌어져 토트넘이 손흥민의 등을 떠밀어 사우디로 보내려 한다면, 대한민국 축구 에이스는 어떤 선택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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