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철강업계가 시황 부진에 시달리면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철강업계는 원가 절감에 나서고 공장가동률을 낮추는 방식을 통해 수익 개선에 나서는 모습이다. 최근 들어서는 제품 가격을 지키겠다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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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 포항제철소 열연공장./사진=포스코 제공 |
2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조강 생산량은 2122만 톤으로 전년 동기 2235만 톤에 비해 113만 톤(5.1%) 감소했다. 특히 4월 조강 생산량은 510만 톤을 기록해 전년 동월 568만 톤보다 58만 톤(10.2%) 줄었다.
조강 생산량이 감소한 것은 국내 시장 수요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판매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제품 가격 하락이 나타난 반면 원가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철강업계의 수익성 확보도 어려워졌다.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철강업체들은 수익성 개선 작업에 돌입했다. 먼저 포스코는 원가 절감에 나섰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 3월 말 취임한 뒤 연간 1조 원의 고강도 원가 절감을 선언한 바 있다. 취임 이후 100일이 지난 현재까지 포스코는 제조원가 개선과 구매 경쟁력 제고 등을 통해 2300억 원의 원가 절감 효과를 냈다. 원료비 저감 기술을 늘리고, 부생가스 회수를 확대하면서 발전 효율을 향상시키는 등의 노력을 이어온 결과다.
앞으로도 포스코는 원료비 혁신과 노후화된 설비에 대한 신예화 등을 통해 원가 절감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동국제강은 인천공장을 야간에만 조업하기로 했다. 인천공장은 연간 220만 톤의 철근을 생산하고 있는데 건설 경기 침체로 인해 판매가 줄어들고 재고가 쌓이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야간에만 공장을 돌리는 이유는 전기료가 더 저렴해 수익 개선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낮에는 산업용 전기료가 ㎾h당 208원인데 야간에는 ㎾h당 105원으로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이에 철근 시황이 살아나기 전까지 야간 조업 상태를 유지할 계획이다. 동국제강은 이번 조치로 인해 공장가동률이 60%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제철은 철근 감산 카드를 꺼내 들었다. 생산을 해도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자 아예 생산을 장기간 멈춘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 인천공장 보수기간은 지난 6월까지였는데 이를 한 달 더 늘려 7월 말까지 연장한다. 이는 생산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공장가동률을 60%대로 낮춘다는 방침이다. 또 전력 사용량이 많은 하절기에 야간 조업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제품을 생산해도 수익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굳이 무리하게 공장을 가동할 필요가 없어졌다”며 “생산을 줄이면서 공급을 조절해야 수급 균형도 맞춰지면서 수익성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가 절감과 감산 조치 외에도 가격을 지키기 위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동국제강은 이달부터 철근 유통 마감가격 고시제를 통해 가격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월초에 고시한 가격으로만 판매하고, 추가적인 인센티브나 할인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현대제철도 7월부터 철근의 최저 유통가격 범위를 정하고 이보다 싸게 제품을 공급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정했다. 그동안 철근 시장 내에서는 가격 할인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가격을 발표하고도 이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를 근절시키겠다는 의지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지난 2월에도 마감가격 고시제를 시행했으나 판매 경쟁으로 인해 시장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며 “이번에는 강력하게 원칙을 고수해 수급 정상화에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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