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진현우 기자]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거 논평에서 '한미일 동맹'이란 표현을 썼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정신 나간 국민의힘'이란 발언을 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에 격분한 국민의힘 의원들과 민주당 의원들이 고성과 삿대질을 주고받으면서 결국 22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부터 파행을 빚었다.
국회는 이날 오후부터 정치·안보·통일·외교 분야 대정부질문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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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2일 국회에서 대정부질문이 실시되고 있다. 2024.7.2/사진=연합뉴스 |
문제의 발단은 이날 다섯 번째 순서로 질의에 나선 김병주 민주당 의원이었다.
예비역 육군대장이자 한미연합부사령관 출신인 김 의원은 최근 진행된 한미일 연합훈련 '프리덤 에지' 진행 사실을 언급하며 "한미일 훈련이 강화되어서 한미일 동맹으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질문했다.
이에 대해 한 총리는 "우리의 (한미) 연합체제를 강화하는 한편 일본과는 적절한 수준에서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김 의원은 "한미동맹을 강화하되 한일관계는 개선하고 적절점을 유지해야지 동맹을 해서는 안 된다. 여기에 동의하지 않나"라고 한 총리에게 되물었고 한 총리는 "그거 다 대장(김 의원)한테 배운 거 아니냐"고 재차 답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그런데도 불구하고 여기 웃고 있는 정신 나간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국민의힘 논평에서 한미일 동맹이라고 표현을 했다"며 지난달 2일 발표한 국민의힘 논평을 언급했다.
이에 격분한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김 의원을 향해 격하게 항의하며 고성을 내질렀다. 이에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잠깐 조용히 하라"며 진정을 촉구했지만 여당 의원들은 계속해서 김 의원에게 항의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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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
주 부의장은 재차 조용히 해줄 것을 요청하는 한편 김 의원에게 "용어 선택에 있어서 신중을 가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군복을 입고 국가를 위해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목숨바치겠다고 했다. 일본은 영토적인 야심이 있는데 어떻게 (국민의힘에서) 일본과 동맹한다는 단어를 썼는데 정신이 안 나갔는가"라며 "사과할 사람은 국민의힘이다. 국민에게 백배 사과하라"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김 의원에게 항의하며 의장 단상을 향해 나왔고 이에 맞서 박성준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도 추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의원들을 상대로 따지기 시작했다.
본회의장 내 고성이 멈출줄 모르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의석에서 '정신 나갔다'는 소리가 있었다면서 사과하라고 요구가 들어왔다"며 "내가 볼 때 조금 심한 발언인 것 같은데 사과하겠나"라고 김 의원에게 요청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다른 건 사과해도 (국민의힘이 사용한) 일본과 동맹에 대해서는 사과할 수 없다"며 재차 사과를 거부했다.
결국 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주 부의장은 "더 이상 회의 진행이 어렵다"며 정회를 선포했고 결국 이날 대정부질문은 질의 순서를 채 절반도 마치지 못한 가운데 파국을 맞았다.
정회 이후에도 김 의원의 발언을 둘러싼 여야 간 신경전은 계속됐다. 박준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정회 선포 이후 발표한 논평에서 "절대 용납할 수 없는 망언이다. 이런 사람이 민주당의 최고위원 후보라고 한다"며 "여·야 합의 없는 입법독주로 정쟁을 유발하더니, 어렵게 진행된 대정부 질문마저 막말과 모욕으로 얼룩지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제복 입은 육군 대장 김병주의 위풍당당함은 흔적 없이 사라지고 막말과 모욕을 남발하는 초라한 뒷모습만 남았다"며 김 의원의 사과가 없을 경우 제명을 추진하겠다고 경고했다.
반면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저녁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국민이 보기에 한일 관계를 동맹이라고 주장하는 국민의힘과 이에 문제를 제기한 민주당 중 어느 쪽이 문제일지는 자명하다"며 "일본에 대해서만 관례도 상식도 저버리는 것을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윤 원내대변인은 '정신 나간'이란 표현이 지나치지 않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동맹에 대한 규정이 훨씬 더 국가적으로 봤을 때 중요한 문제"라며 "설사 '정신 나간'이란 표현을 쓴 것은 표현의 문제"라고 일축했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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