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KIA 타이거즈가 2024 KBO리그 전반기 1위를 확정지었다. 'V11'을 달성했던 7년 전 좋은 기억을 소환한 KIA다.
KIA는 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원정경기에서 연장 10회까지 간 끝에 9-5로 역전승을 거뒀다.
초반 0-4로 뒤졌으나 4회초 김도영의 솔로포로 추격을 시작했다. 8회초 나성범의 투런포로 한 점 차로 따라붙고, 9회초 소크라테스의 1타점 적시타로 극적인 4-4 동점을 만들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갔다. 그리고 10회초 최원준의 역전 적시 2루타와 한준수의 투런포 등으로 대거 5점을 내 짜릿한 역전극을 펼쳐 최근 3연패(1무 포함)에서 벗어나는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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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성범이 2일 삼성전 8회초 추격의 투런포를 날린 후 덕아웃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SNS |
이 경기 승리로 KIA는 시즌 전적 46승2무33패를 기록, 3~4일 삼성전 결과와 상관없이 전반기 1위를 확정했다. 이날 2위 LG 트윈스가 키움 히어로즈에 2-4로 패하면서 45승2무37패가 돼 KIA와 승차가 2.5경기로 벌어졌기 때문이다. 3위 삼성(44승2무37패)과는 3.0경기 차가 됐다.
KIA가 전반기를 1위로 마감한 것은 2017시즌 이후 7년 만이다. 2017시즌에 KIA는 전반기 1위 여세를 몰아 페넌트레이스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고, 두산 베어스를 물리치고 통합 우승(V11)을 달성했다.
KIA가 올 시즌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는 예상은 있었지만, 시즌을 앞두고 변수가 발생해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 되기도 했다. 투타 전력만 놓고 보면 KIA는 우승 후보임에 틀림없지만 스프링캠프를 앞둔 1월말 김종국 전 감독이 불미스러운 일로 지휘봉을 내려놓았고, 코치였던 이범호 감독을 급히 사령탑에 앉혔다.
이범호 감독은 초보 사령탑이지만 선수단 분위기를 잘 수습해 시즌 개막 초반부터 KIA의 연승를 이끌며 선두로 올려놓았다. 4월말에도 5월말에도 KIA는 계속 1위를 지켰다. 부상자가 많이 나오고 선발투수진에 공백이 생기면서 6월 초순 한때 LG에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으나 6월 12일 다시 선두로 올라선 후에는 한 번도 1위를 놓치지 않은 채 전반기를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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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범호 감독이 이끈 KIA가 전반기 1위를 확정지었다. /사진=KIA 타이거즈 홈페이지 |
순위표 맨 윗자리에서 기분 좋게 후반기를 맞게 된 KIA지만 후반기 레이스에서 불안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선두권 경쟁팀들과 격차가 크지 않아 선두 자리를 언제든 위협받을 수 있다.
마무리투수 정해영이 어깨 부상으로 이탈해 있는 것도 걱정이다. 정해영은 오른쪽 어깨 회전근 염증으로 지난달 24일 엔트리에서 빠졌다. 정해영이 자리를 비운 동안 KIA는 불펜진에 과부하가 걸려 5경기에서 1승1무3패로 부진했다. 그나마 장마로 지난 주말 2경기가 취소됐고, 4일 삼성전 후에는 짧지만 나흘간의 올스타 휴식기가 기다리고 있다. 정해영이 부상에서 복귀하고, 불펜진이 기력을 회복할 시간을 벌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이다.
팀 타율 1위(0.294·이하 기록은 2일 현재), 팀 홈런 2위(92개)를 달리는 KIA 타선은 후반기에도 위력을 떨칠 전망이다.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급성장한 김도영(타율 0.343)을 필두로 이우성, 한준수, 김선빈 등 3할 타자들이 즐비하고 베테랑 최형우와 '테스형' 소크라테스가 든든히 뒤를 받친다. 부상과 타격 침체로 고생했던 나성범도 살아나고 있다.
고비를 넘기고 전반기 1위에 오른 KIA는 한국시리즈 직행과 V12 희망을 키웠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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