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유감 표명…"거친 언사에 대해 유감 표하는 바"
막말 공방, '선명성 경쟁' 정치권 풍토 반영한 것이란 분석
전문가 "정치의 귀환 어려워…민생도 함께 몰락할 것"
[미디어펜=진현우 기자]더불어민주당이 또 다시 '막말리스크'에 봉착했다. 이번에는 김병주 민주당 의원의 '정신 나간' 표현을 가지고 여야가 거친 신경전을 벌였다. 

'심리적 내전' 상태에 빠진 국회가 선명성 경쟁 속 위험 수위를 넘나드는 발언들로 몸살을 앓고 있는 모습이다.

정치권은 3일 김 의원의 발언을 두고 충돌을 이어갔다. 특히 이날 본회의에서는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의 유감 표명을 놓고 여야 의원들이 고성을 주고 받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 7월 3일 오전 개의할 예정이었던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가 취소되자 회의장에 앉은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의힘 소속인 성일종 국방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회의 개최를 요구하고 있다. 2024.7.3/사진=연합뉴스
박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어제(2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 질문이 파행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유감이다"라며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리인이다. 서로 입장이 달라도 상대를 존중하고 거친 언사보다 정제된 모습으로 국회 운영에 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해 여당 의원들이 김 의원의 발언에 대한 유감 표명이 없었다며 거칠게 반발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후 추 원내대표와 박 원내대표를 따로 불러 대책을 논의했고 결국 박 원내대표는 다시 의사진행발언에 나서 "어제(2일) 대정부 질문 중에 있었던 여러 공방 중 우리 당 의원의 거친 언사에 대해서 유감을 표하는 바"라고 재차 말했다.

22대 국회 들어 정치권의 막말은 위험 수위를 잇따라 넘어선 모습이다. 지난 1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에서도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박 원내대표가 운영위원장을 맡은 것과 관련해 강민구 민주당 최고위원이 이 대표를 향해 '아버지'라 표현한 것을 빗대며 "민주당 아버지는 그렇게 가르치냐"고 조롱했다.

같은 자리에서 박 원내대표는 여야 간 고성이 오가는 상황에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진행을 수월하게 해달라"고 하자 "입 닫으면 진행하겠다"고 말해 더 큰 공방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앞서 지난달 14일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연루 의혹과 관련해 언론을 향해 "진실을 보도하기는커녕 마치 검찰의 애완견처럼 주는 정보를 받아 열심히 왜곡하고 있다"고 발언해 여당 및 언론계의 반발을 야기했다.

뒤이어 양문석 민주당 의원은 이 전 대표의 발언을 감싸며 "검찰의 애완견이라는 표현은 애완견에 대한 모독이다. 앞으로 그냥 '기레기'(기자와 쓰레기의 합성어)라고 하면 좋을 것"이란 발언을 하기도 했다.

여당에서도 야당 의원을 상대로 한 막말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25일 채상병특검법 관련 입법청문회를 강행한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을 향해 "군대는 갔다 왔는가"라고 비난했다. 운동권 출신인 정 법사위원장은 과거 서울 정동 미 대사관저 점거 사건으로 보충역 및 소집면제 처분을 받았다.

여야 간 잇단 막말 공방은 선명성 경쟁이 심화된 현 정치권 풍토를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치권의 막말리스크는 결국 정치권을 넘어 민생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상병 인하대학교 정책대학원 교수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정치가 없으니 협치도 안 되는 거고 결국 대치·대결만 남아 있는 것"이라며 "정치의 귀환은 어렵고 여야는 무한 대치를 반복할 것인데 결국 민생도 함께 몰락할 것이다. 비극을 넘어 참담하다"고 우려했다. 

박 교수는 "지금은 정치적 내전 상태"라며 "집권당이 말 한마디 때문에 사과하라며 본회의 보이콧 운운하는 것은 말이 안 되고 여야가 팽팽한 긴장 속에서 국회를 이끌어야 할 거대 야당인 민주당도 불필요한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다"고 분석했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