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부터 6월까지 배터리 수출 상승곡선…완성차업체 재고 해소 시기와 맞물려
적극 수주활동과 기술 격차 벌리기로 하반기 실적 개선 박차
[미디어펜=박재훈 기자]배터리 업계가 최근 수출에서 호조를 보이며 반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전방산업인 전기차 시장의 수요가 둔화됐음에도 성장세를 유지하는 등 완성차업체들의 재고 해소와 맞물려 반등에 성공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인터배터리2024 LG에너지솔루션 부스에 전시돼 있는 셀투팩 공법 목업./사진=미디어펜 박재훈 기자


4일 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업계의 수출이 4월 이후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반등이 예상된다. 지난 4월 6억1800만 달러로 저점을 기록한 수출액은 5월부터 6억4400만 달러, 6월 7억4000만 달러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신제품 양산과 수출이 본격화되고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재고가 소진되는 시기가 맞물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SNE리서치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은 전년 동기 대비 21.5% 증가했다. 전동화 전략이 수정을 거치고 있지만, 완만한 성장세는 유지하는 모습이다.

또한 같은 기간 국내 배터리 3사의 배터리 사용량도 성장세를 나타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동기 대비 5.6% (35.9GWh) 성장했으며, 삼성SDI는 국내 3사 중 가장 높은 26.8% (13.7GWh)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SK온은 4.2% (13.9GWh) 증가했다.

이처럼 앞서 상반기 어려움이 예상되던 배터리 업계는 성장세 유지와 함께 본격적인 실적 반등을 위해 전략을 펼치고 있다.

   
▲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이 1일 삼성SDI 기흥 본사에서 개최된 '54주년 창립기념식'에서 기념사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삼성SDI


국내 3사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한 삼성SDI는 주요 고객사들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SDI는 프리미엄 배터리 제품군 P5와 P6의 신규공급으로 판매량 확대를 지속 중이며, 기술 경쟁력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게임 체인저인 전고체 배터리(ASB)와 더불어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건식극판 배터리 등 신기종과 신기술의 개발을 통해 경쟁력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LFP(리튬·인산·철)배터리까지 광범위한 라인업을 구축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LFP배터리 후발주자임에도 안정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럽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프랑스 완성차 업체 르노와 2025년부터 5년 간 파우치 LFP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알려진 규모는 GWh(기가와트시)로 전기차 59만 대분에 해당한다.

특히 이번 수주는 중국기업들의 마당이었던 유럽에서 얻어낸 계약으로 더욱 주목된다. 기존 삼원계 배터리로 경쟁력을 보였던 요소인 안정적 공급망과 셀투팩 공법 등이 주효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해당 계약의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은 공급망 강화에도 속도를 내기 위해 호주 리튬 광산 업체에 34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호주의 라이온타운과 체결한 해당 계약은 올해 말부터 15년 간 리튬 정광 175만 톤을 공급받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는 프리미엄 전기차 500만 대분의 양이다.

3사 중 흑자전환이 가장 시급한 SK온은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지난 1일 SK온은 흑자전환때까지 임원진들의 연봉을 동결하고, 모든 C레벨 전원의 거취를 이사회에 위임하는 강수를 뒀다.

올해 목표로 삼았던 IPO(기업상장)과 흑자전환이 요원해지자 하반기에는 속도를 올리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SK온은 경영환경 전반에 걸쳐, 경영환경을 효율화할 것을 밝혔다. 업무영역, 진행절차 등 이에 따른 자원 배분과 업무 방식을 모두 바꾸겠다고 전했다.

이를 뒷받침할 설비 투자 재원 확보에도 청신호가 들어왔다. SK그룹은 4일 EDC(캐나다수출공사)와 중장기적 협력 관계 구축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SK온의 북미지역 설비 투자에는 재원 확보가 필수다. 최근 적자행보를 보여 모 그룹에도 부담이 되는 상황인 가운데 해당 MOU를 통해 북미 투자에 대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 이석희 SK온 사장은 지난 4월 SK와 EDC의 미팅에 참석해 투자 재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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