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의 강행으로 국회를 통과한 '채상병특검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이 확실시되면서, 국회 재표결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채상병특검법의 정부 이송 후 15일 이내 가능하다. 채상병 사망 1주기인 오는 19일을 전후로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야권의 대대적인 공세가 예상된다.
관건은 재표결 시 국민의힘 의원들의 '찬성표'가 얼마나 나올지다.
거부권이 행사된 법안을 재의결하려면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수다. 22대 국회의원 300명 전원이 출석한다고 가정하면 200명이 찬성해야 하고,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 의석수(192석)를 고려하면, 국민의힘에서 8표만 이탈하면 재의결된다.
108명의 여당 의원 중 8표 이상 이탈해야 하지만, 그 가능성은 현재로선 높지 않다. 아직 22대 국회가 열린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국민의힘 내부적으로 '단일대오'를 잘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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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4일 우원식 국회의장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종료를 위한 표결 절차 진행에 항의를 하고 있다. 2024.7.4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5일 본보 취재에 "아직은 분열될 조짐이 없다. 이번 표결에서 안철수 의원 한사람만 찬성표를 던진 것 보지 않았느냐"면서 여당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여론 향배가 어떻게 바뀌든 현 상황에서 크게 바뀔 일이 없고, 채상병특검법과 관련한 국민 여론은 원래 변수가 아니다"라며 "오히려 중요한건 오는 23일 치러지는 전당대회 결과"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당대회가 당일 끝날 수도 있지만, 과반수 득표 후보가 없어 결선투표까지 가게 되면 셈법이 복잡해지고 최종 당대표가 누가 될지 시간이 더 걸릴 수 밖에 없다"며 "그렇게 되면 특검법에 대한 당론을 바꿀만한 새로운 인물이 당권을 쥘지 어떨지 더 지켜봐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누가 이길지 현재로선 오리무중이지만, 만약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당대표가 된다면 채상병특검법을 둘러싼 시나리오는 복잡해진다"며 "한동훈이 당대표로서 윤 대통령과 완전히 척을 지고 각세우기에 나서겠다고 결심하면 친한계 의원들을 움직여 이탈표를 만들어내기 쉽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한 전 위원장은 특검을 대법원장 등 제3자가 추천하는 내용의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힌 이상, 또다른 대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여 쉽사리 민주당이 하자는대로 동의하진 않을 것"이라며 "현재 가장 큰 변수는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가 누구냐가 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회 재표결 시점을 오는 23일 열리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이후로 미루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나온다. 통과시킬만한 여러가지 이점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본보 취재에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끝나고 나면 일부 의원들이 갈라져 이탈할만한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며 "채상병특검 도입에 대한 국민의 여론도 더 강해져서 국민의힘을 더 압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와 맞물려 경찰의 채상병 사건 수사결과 발표 또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선택에 영향을 끼칠 변수로 거론된다. 국민 여론이 더 악화되느냐 좋아지느냐의 기로이기 때문이다.
채상병 사건을 수사 중인 경북경찰청은 9~11일경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5일 경북경찰청은 수사심의위원회를 갖고 수사결과에 대한 자문을 거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