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방산업계의 미국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화오션이 미국 현지 조선소 인수를 통해 방산 진출 교두보를 마련했으며, LIG넥스원도 미국 수출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 안으로 성과를 올릴 가능성도 있어 미국 방산시장 진출 원년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꿈의 무대’라 불리는 미국 진출에 성공할 경우 K-방산 경쟁력을 입증하면서 글로벌 영역 확장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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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G넥스원 비궁./사진=LIG넥스원 제공 |
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9160만 달러(약 억 원)에 달하는 국방비를 지출했다. 전년 8770만 달러(약 억 원) 대비 4.4% 증가했다. 미국의 지난해 국방비 지출은 세계 전체의 약 40%를 차지했다. 또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해 국방비 지출 상위 10개국의 국방비를 모두 합친 것보다도 많다.
미국은 압도적인 국방비를 지출하고 있는 만큼 최대 방산 시장으로 꼽힌다. 국내 방산업계가 미국 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미국 시장에 진출하게 될 경우 대규모의 일감을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의미도 갖는다.
또 한국은 2027년까지 세계 방산 4대 강국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도 미국 시장 진출은 필수로 여겨지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미국 진출에 성공하면 국내 방산업계가 그만큼 기술력을 인정받는 것으로 미국 외 다른 국가로의 수출에서도 유리하다”며 “미국 진출에 성공하기만 하면 K-방산의 수출길은 더욱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방산업체들의 미국 시장 진출은 올해 들어 가시화되고 있다. 먼저 한화오션은 미국 현지에서 조선소를 인수하면서 미국 방산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은 지난달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조선소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필리조선소는 상선을 주로 건조하지만 해군 수송함의 수리·개조 사업도 핵심 사업 영역 중 하나다. 이에 한화오션은 미국 내 함정 MRO(유지·보수·운영)에 진출할 계획으로 필리조선소의 도크는 앞으로 MRO 사업 현장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한화오션은 향후 함정 건조까지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미국 함정시장은 해군 함대 소요 대비 생산 공급 부족으로 함정 건조 설비 증설 요구가 있는 만큼 함정 건조 기술력을 바탕으로 영역을 넓혀갈 방침이다.
LIG넥스원도 지름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을 통해 미국 진출에 도전장을 냈다. 미국 국방부는 비궁의 최종 성능 평가를 오는 8월까지 열리는 ‘2024 환태평양훈련(림팩)’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평가를 성공적으로 마치게 되면 올해 안으로도 수출 계약이 성사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특히 비궁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계약을 따낼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록히드마틴의 ‘헬파이어’ 대비 가격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비궁 수출이 확정된다면 LIG넥스원은 국내 최초로 미국 방산 시장에 완제품을 수출하는 기업이 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는 내년에 수주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KAI는 록히드마틴과 함께 경공격기 FA-50을 개량해 미 해군 고등·전술훈련기 사업을 수주할 방침이다. 220대 발주가 예상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이 사업에서 수주를 성공하게 되면 이후에 발주가 나오는 미 공군의 전술훈련기 도입 사업에서도 수주 가능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국내 방산업계는 올해가 미국 방산시장 진출의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오션과 LIG넥스원에서 성과를 내고 내년에는 KAI가 성과를 낸다면 K-방산의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방산업계 관계자는 “국내 방산업체들이 최근 들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미국 수출은 새 지평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국방비 지출을 늘리는 상황에서 미국 수출은 다른 국가로의 판매에도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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