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홍명보 울산 HD 감독이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시즌 도중 감독이 떠나는 사태를 맞게 된 울산의 서포터스는 발끈하며 강력 규탄을 했다. 홍 감독의 대표팀 감독 선임은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대한축구협회는 7일 공석 중인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끌 사령탑으로 홍명보 울산 HD 감독을 내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8일에는 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을 마무리한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홍 감독이 2017년 1월 아시안컵까지 대표팀 사령탑을 맡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임생 이사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신임 감독 최종 후보 3명에 올랐던 홍 감독이 다른 2명의 외국인 감독보다 더 높은 지지를 받았고, 최적임자라며 감독 선임 과정과 배경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했다.

   
▲ 홍명보 감독을 대표팀 샤령탑으로 선임한 축구협회를 울산 서포터스가 강력 규탄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홍명보 감독의 지도자로서의 역량이 한국대표팀 감독을 맡기에 부족함이 없고, 한국 축구와 대표팀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경쟁력 있는 사령탑인 것은 분명하다. 다만, 현역 K리그 감독을 시즌 중에 빼와 대표팀 감독 자리에 앉히는 것은 모양새도 좋지 않고, 울산 구단이나 팬들에게는 날벼락이나 마찬가지다.

이 이사가 밝혔듯 축구협회는 울산 구단과는 홍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이동을 충분히 협의하고 양해를 구했겠지만 울산 팬들의 반발과 분노는 거셀 수밖에 없다.

울산 서포터스 '처용전사'는 이날 공식 SNS를 통해 팬들의 입장을 밝혔다.

처용전사는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후 한국 축구가 나아갈 정확한 방향을 제시하고, 납득 가능한 원칙과 기준을 가지고 차기 대표팀 감독을 선임할 것을 대한축구협회에 요구해 왔다. 그것이 한국 축구가 당면한 위기 속에서 협회에 만연한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한 축구 팬들의 요구임을 대변하기 위함이었다"면서 "하지만 대한축구협회는 이러한 처용전사와 한국 축구 팬들의 요구를 무시한 채 그 어떤 해결 방법이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표류하다 결국 다시 K리그 감독 돌려막기라는 최악의 상황에 이르게 했다"고 K리그 감독 빼가기로 대표팀 감독 문제를 해결한 데 대해 성토했다.

또한 "오늘 대한축구협회의 결정은 이러한 처용전사와 한국 축구 팬들의 염원을 무시한 선택이며, 우리는 축구 팬들에게 다시금 큰 상처를 입힌 이 결정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끝으로 처용전사는 "대한축구협회의 이러한 비극적인 선택의 결말은 실패할 것임이 자명한 사실이며, 역설적인 결과를 거둔다고 해도 그것은 협회의 공이 아닌 울산HD를 포함한 K리그 팬들의 일방적인 희생의 댓가로 만들어 낸 결과임을 잊지 않길 바라는 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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