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오는 9·10일 당대표·최고위원 선거 후보 등록 진행
'비명' 김두관, 친명계 후보 일색 속 출마 메시지 주목
[미디어펜=진현우 기자]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오는 9일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거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사실상 막이 오른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분위기가 지속되던 가운데 김두관 전 의원이 차기 당대표 선거 출마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의원은 사실상 비명(비이재명)계를 대표해 이 전 대표와 친명(친이재명)계 최고위원 후보 12명을 상대해야 한다. '13대 1'로 경쟁해야 하는 상황 속 김 전 의원이 출마 선언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민주당은 오는 9일부터 이틀간 차기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할 후보들의 등록을 받는다. 지난달 24일 연임 도전을 위해 대표직에서 사퇴한 이 전 대표는 이르면 오는 9일 연임을 위한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이후 후보 등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김두관 전 의원이 차기 당대표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단독 후보 추대 분위기에서 급격하게 2인 당대표 경쟁체제가 형성되고 있다.

   
▲ 김두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자료사진=미디어펜

김 전 의원은 후보 등록기간 중 차기 당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적으로 밝힐 것으로 전해진졌. 앞서 김 전 의원은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당 대표를 추대한다고 해서 당내에서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다"며 "(당 대표 출마 결정을) 빨리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친명계 지지자들은 김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높아지자 거센 견제에 나선 상황이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지난 총선에서 당 경남도당위원장을 맡아 이른바 '낙동강 벨트' 선거전을 이끈 김 전 의원이 결국 본인을 포함해 경남권에서 저조한 총선 성적을 거뒀다며 '총선 책임론'까지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당 내부에서는 김 전 의원의 출마가 전당대회 흥행을 끌어올릴 수 있는 하나의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반면 '어대명' 분위기 속 김 전 의원이 '들러리'(옆에서 거드는 사람)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과거 통화에서 김 전 의원에게 당대표 출마를 만류했다고 스스로 밝힌 박지원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우리가 이 전 대표가 대통령 후보의 길로 가도록 도와주는 것이 정권교체의 길이라고 생각한 것"이라며 "김 전 의원이 나와도 흥행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고위원들이라도 친명(친이재명), 비명(비이재명) 등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며 "(친명 일색 최고위원 후보는) 민주당의 불행"이라고 지적했다.

이날도 친명계 인사의 최고위원 선거 출마 선언은 계속됐다. 

전현희 의원(서울 중성동갑·3선)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 당원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는 윤 대통령 부부를 법의 심판대 위에 세울 수 있는 담대한 지도부를 선택해야 한다"며 최고위원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전 의원은 "윤석열 정권과 싸워 이긴 투사 전현희가 국민과 민주당, 이재명 곁을 지키는 '수석 변호인'으로 든든한 방패가 되겠다"며 친명 이미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차기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 공식 출마한 인사는 원내와 원외를 합쳐 총 11명이다. 

원내에서는 이날 출마를 선언한 전 의원을 비롯해 강선우·김민석·김병주·이성윤·이언주·한준호 의원이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했고 민형배 의원 또한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원외 인사 중에서는 최대호 안양시장을 비롯해 박완희 청주시의원, 김지호 전 당대표 정무조정부실장, 정봉주 전 의원 등이 최고위원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원내외 인사 모두 친명계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차기 지도부는 이 전 대표의 연임 분위기가 높은 상황에서 최고위원 모두 친명계 인사인 만큼 친명계 일색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진 상황이다.

여기에 오는 14일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예비경선에서 본선에 진출할 후보 8명을 추리는 만큼 '친명' 선명성을 앞세운 과열된 분위기도 형성되는 모양새다.  

지난 2022년 전당대회(옛 전국대의원대회)에서는 비명(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고민정 의원이 전체 2위로 선출직 최고위원에 당선된 바 있다.

친명 일색의 차기 민주당 지도부가 탄생할 수 있다는 전망 속 김 전 의원이 출마선언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가 전당대회를 앞두고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오는 20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서 합동연설회를 치른 후 다음 달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KSPO DOME)에서 전당대회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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