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홍명보 울산 HD 감독이 한국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된 후폭풍이 거세다. 울산 팬들의 반발과 함께 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을 직접 해온 전력강화위원이 홍 감독의 선임을 전혀 몰랐다는 충격적인 폭로를 했다.

지난 2월부터 대한축구협회(KFA) 전력강화위원으로 활동한 박주호 전 국가대표 선수는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캡틴 파추호'를 통해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 모두 말씀드립니다'라는 타이틀로 진행된 50분짜리 대담 영상을 올렸다.

   
▲ 박주호 전력강화위원이 홍명보 감독 선임을 몰랐다고 폭로했다. /사진=박주호 유튜브 채널 캡처


이 영상에서 박주호 위원은 지난 5개월동안 전력강화위원회(이하 전력강화위)에서 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을 하며 있었던 일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놓았다. 그 내용 중에는 전력강화위가 외국인 감독보다는 국내 감독 선임 쪽으로 분위기가 흘러갔다는 폭로가 있었다.

박주호 위원은 감독 후보 추천 당시 독일 무대에서 뛰며 겪은 경험을 토대로 제시 마시 현 캐나다 대표팀 감독을 추천했다고 한다. 한때 유력한 감독 후보로 거론됐고, 마시 감독 역시 한국대표팀을 맡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지만, 축구협회는 감독 계약을 성사시키지 못한 채 마시 감독은 캐나다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했다. 마시 감독이 이끄는 캐나다는 현재 진행 중인 2024 코파 아메리카에서 4강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다.

박주호 위원이 폭로한 전력강화위의 편향된 듯한, 또는 주먹구구식 운영은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무엇보다 충격적인 사실은 위원인 자신도 전혀 모르게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된 것이었다.

그는 "진짜 몰랐다"며 "사실 계속 홍명보 감독님으로 흘러가는 느낌이 내부에서 있었다. 왜냐하면, 어쨌든 언급을 계속하시는 (위원)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홍명보 감독님이 안 하신다고 했기 때문에 새로운 인물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었다"고 밝혔다.

   
▲ 한국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된 홍명보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홍명보 감독 선임에 깜짝 놀라고 당황한 박주호 위원은 "(전력강화위) 안에 있으면서도 이게 뭔지 모르겠다. 설명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맞는 말이 아무것도 없다. 감독직을 안 하신다고 했는데 된 상황이며, 절차 안에서 이뤄진 게 아무것도 없다"고 충격적인 폭로를 했다.

박주호 위원은 "(전력강화위원으로 활동한) 5개월이 너무 허무하다. 앞으로 전력강화위는 있을 필요가 없다. 진짜 너무하다"고 전력강화위 무용론까지 주장했다.

이번 홍명보 감독 선임 작업을 마무리한 것은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아닌, 축구협회 이임생 기술본부 총괄이사였다. 정 위원장은 지난달 말 구체적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돌연 위원장 사퇴 의사를 전했고, 이임생 이사가 대신 감독 선임 마무리를 맡아 홍명보 감독에게 대표팀 지휘봉을 맡겼다.

이임생 이사는 8일 감독 선임 과정과 배경에 대한 브리핑을 했다. 이 이사는 8가지 이유를 대며 홍명보 감독이 현재 상황에서 대표팀 사령탑으로 적임자였고, 그 결정과 홍 감독 설득은 자신이 했으며, 전력강화위원 9명 중 4명이 불참한 가운데 5명과 화상 회의(줌 미팅)를 통해 홍 감독 선임 결정에 대한 동의를 구했다고 밝혔다.

박주호 위원은 불참한 4명 가운데 한 명이며, 사후에도 연락을 못 받았고, 축구협회의 발표 전까지 홍명보 감독 선임에 대해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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