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박주호 전력강화위원이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을 위원인 자신도 몰랐다며 선임 과정에 문제를 제기한 데 이어 대한축구협회(KFA) 부회장을 지낸 이영표 KBS 축구해설위원도 비판에 가세했다.

이영표 해설위원은 9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홍명보 감독 선임의 절차상 문제와 축구협회의 행정적 실수 등을 비판했다.

이 위원은 "포옛(전 그리스 국가대표 감독), 바그너(전 노리치시티 감독), 홍명보 감독 이 세 명을 면접했고, 원래의 절차는 기존 전력강화위원들과 토의하고 난 뒤 발표했어야 했다"며 이런 과정이 생략된 채 홍명보 감독 선임을 발표한 것을 문제라고 지적했다.

   
▲ 이영표 해설위원이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비판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또한 이 위원은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총괄) 이사는 (이런 과정이 생략된 것에 대해) 결정된 감독이 외부로 유출될 것이 두려웠다고 했다. 이는 5개월 동안 감독 선임을 위해 노력했던 (전력강화)위원들을 믿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이는 협회가 행정적으로 상당히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고 꼬집었다.

이 위원은 축구협회가 당초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기 위한 시도를 했다가 무산된 데 대한 아쉬움도 나타냈다. 그는 "지난 4월 중하순쯤만 해도 상당히 적극적으로 외국인 감독을 뽑고 찾으려는 움직임이 있었다"면서 "2002 월드컵 때 좋은 외국인 감독 한 명이 팀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직접 경험을 했다. 20년 만에 손흥민, 황희찬, 황인범, 김민재, 이강인, 이재성 이렇게 황금세대가 나타났는데 이 황금세대에다가 외국인 감독이 한 분 오면 2026년 월드컵에서 정말 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기대했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이 위원은 "이번 감독 선임 과정에서 협회가 여러 가지 행정적인 실수를 했다. 실수가 반복되면 그것은 실수가 아니라 실력이 될 수도 있다. 전체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축구협회의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축구협회는 지난 7일 홍명보 울산 HD 감독을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내정했다고 밝혔고, 8일에는 홍 감독이 2027년 1월 열리는 아시안컵까지 대표팀을 지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감독 선임 작업을 마무리한 이임생 이사가 감독 선임 과정, 홍 감독을 선임한 이유 등을 설명하는 브리핑도 가졌다.

하지만 박주호 위원이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홍명보 감독 선임 사실을 전력강화위원인 자신도 몰랐다며 전력강화위의 그동안 문제점들에 대한 폭로성 발언을 했다. 이에 축구협회는 9일 "박주호 위원이 감독선임 과정을 자의적인 시각으로 왜곡했다"며 심각한 유감을 표하고 "규정상 어긋난 부분이 있는지 검토해 필요한 대응을 하겠다"며 법적인 대응을 시사하는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경질된 후 5개월 가까이 끌어온 대표팀 감독 선임은 홍명보 감독 선임으로 일단락되는가 했으나 이런저런 잡음과 함께 후폭풍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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