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만의 대한민국 대통령 방문…미군 최대 요충지서 한미동맹 과시
대통령실 "미국 4성 장군 5명 등 별 50개 한자리 모여 윤대통령 예우"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역내 평화와 안정을 지키는 데 인태사(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실히 느꼈다"며 "특히 전시와 평시 한반도 연합방위태세 유지에 인태사가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다시 확인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미국 하와이주에 있는 인도태평양사령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인도태평양사령부는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지원하고, 한반도 유사시 미 증원 전력의  전개에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한미동맹의 대들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인태사 장병 400여 명과 만남의 시간을 갖고 격려사를 통해 "저는 오늘, 대한민국 현직 대통령으로서 29년 만에 인태사령부를 방문했다"며 "엄중한 국제정세와 한반도 안보 상황 속에, 철통같은 한미동맹과 우리의 연합방위태세를 확고히 다지기 위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공고한 공약과 협력에 토대를 둔 강력한 능력이야말로, 규범에 기반한 역내 질서를 굳건하게 수호하는 원동력"이라며 "파파로 사령관님의 지휘 지침이 압도적 승리, 'Prevail!'이라고 알고 있다, 인태사가 늘 전장을 지배하고 승리하는 사령부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캠프 H. M. 스미스의 인도·태평양 사령부를 방문해 장병들에게 격려사를 하고 있다. 2024.7.10. /사진=연합뉴스


대한민국 대통령이 한미동맹의 상징인 인태사를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인태사의 전신인 태평양사령부를 기준으로 보면, 지난 1995년 김영삼 당시 대통령 방문 이후, 29년 만이다.

실제로 인태사는 미국의 6개 지역별 통합전투사령부(북부, 남부, 인도태평양, 유럽, 중부, 아프리카) 중 가장 넓은 책임지역(지구 총면적의 52%)을 담당하고 있다.

한반도 유사시 전략적 후방 기지 역할을 하는, 한반도 안보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윤 대통령이 이날 인태사에 도착하자, 사무엘 파파로 인태사령관이 대통령을 맞았다. 윤 대통령이 지난 5월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났던 파파로 사령관에게 "다시 만나서 반갑다"고 인사하자, 파파로 사령관은 "미국 장성의 12%, 미국 작전전력의 70%를 관할하는 인태사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며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파파로 사령관과 함께 인태사 예하 사령부 제복을 입은 도열병의 경례를 받으며, 인태사 관할 42개 국가의 국기 사이를 통과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파파로 인태사령관,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 폴 라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 등 인태사 예하 사령관들과 기념 촬영을 갖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서 파파로 인태사령관 집무실로 이동해 파파로 사령관에게 보국훈장 통일장을 친수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날 파파로 사령관에게 훈장을 전달하면서 "사령관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서 한국 국민을 대표해 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파파로 사령관은 "군 경력 중에 한미 동맹과 관련된 일이 많았는데, 이렇게 대한민국 훈장을 받게 돼 군 경력이 보상받는 것 같고, 저와 가족에게 큰 영광"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훈장 수여 후 윤 대통령은 태평양 함대 사령부와 히캄 공군기지 등 인태사 예하부대가 내려다보이는 사령관 집무실에서 파파로 사령관으로부터 인태사 현황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파파로 사령관은 이날 윤 대통령에게 림팩 훈련상황에 대해서도 상세히 소개했다. 파파로 사령관은 윤 대통령에게 "이번 림팩 훈련에는 31개국에서 2만 5000명의 장병과 수상함 39척, 잠수함 3척, 항공기 170대가 참가한다"며 "한국은 1990년부터 중요한 멤버로 참석해 왔고 올해는 연합해군 전력을 지휘하는 연합해군 구성군 부사령관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브리핑했다. 

브리핑 종료 후 윤 대통령은 파파로 사령관, 구성군 사령관과 환담 시간을 가졌다.

접견을 마친 윤 대통령은 작전센터로 이동해, 인태사 담당자들의 보고를 청취했다.

작전센터 모니터에는 인도 태평양을 비롯한 전 세계 정세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된 화면이 띄워져 있었으며, 한반도와 일본, 대만 등 동북아, 동남아, 남아시아, 오세아니아, 서태평양, 북태평양의 개별 현황도 보고에 맞춰 순차적으로 표시됐다.

담당자들의 보고 후, 윤 대통령과 인태사 고위관계자들 간의 토의와 토론도 진행됐다.

이 자리에선 북한 정세, 인태 지역의 잠재적 위협, 사이버 안보 등이 논의됐다.

이어서 윤 대통령은 작전센터를 나와 환영식이 열렸던 로비로 이동해, 환호하는 인태사 장병과 일일이 악수하며 환대에 화답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북한이 러시아와 불법적인 무기거래를 하고,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해 국제사회의 우려를 더욱 깊게 하고 있다"며 "무모한 세력으로부터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 경제적 번영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강력한 힘과 함께 가치공유국 간의 연대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또한 윤 대통령은 "지난 6월 프리덤 에지 훈련을 위해 방한한 루즈벨트 항모에 승선해 미국의 확고한 방위 공약과 태세를 제 눈으로 확인했다"며 "공고한 공약과 협력에 토대를 둔 강력한 능력이야말로 규범에 기반한 역내 질서를 굳건하게 수호하는 원동력이고, 그 근간에 인태사령부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격려사 끝으로 "인태사 장병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한미동맹과 국제사회 연대를 이끄는 진정한 힘"이라며, 인태사 장병들에게 큰 신뢰와 감사를 전했다.

격려사를 마친 윤 대통령은 다시금 행사에 참석한 장병들과 일일이 악수를 했다.

윤 대통령은 행사장을 떠나면서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인태사를 방문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대한민국 군 통수권자들이 인태사를 방문해 보는 게 좋겠다"고 파파로 사령관에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