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임 도전을 선언한 이재명 전 대표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유예’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업계와 투자자들이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 금투세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왔던 더불어민주당 내의 기류 변화를 암시하는 것이라는 관측도 함께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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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임 도전을 선언한 이재명 전 대표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유예’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업계와 투자자들이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
11일 정치권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이재명 전 대표가 지난 10일 차기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한 자리에서 ‘금투세 유예’ 입장을 피력해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이번 언급은 회견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투세에 대한 질문을 받은 뒤에 나왔다.
이 전 대표는 "(금투세) 도입 시기 문제에 있어 고민을 해야 한다"며 “금투세는 근본적으로 (증권)거래세와 연동돼 있기 때문에 함부로 결정하긴 쉽지 않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맥락상 금투세 유예를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아울러 그는 “다른 나라 주식시장은 계속 성장해서 주가지수가 올라가고 있는데 대한민국 주식시장만 역주행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금투세를 예정대로 하는 게 맞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금투세는 현시점 국내 주식시장 최고의 논쟁 이슈라 할 수 있다.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를 통해 올린 매매이익이 일정 수준(주식 5000만원, 채권 등 250만원)을 넘으면 22%~27.5%(지방소득세 포함) 세율로 과세를 하는 제도다. 원래는 지난 2023년부터 시행할 계획이었지만 2년 유예한 끝에 내년 1월 도입될 예정이다.
문제는 금투세가 국내 주식시장 ‘큰 손’들의 매도심리를 자극해 결과적으로는 개인 투자자들에게까지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금투세 폐지를 추진했지만 야당 측은 금투세 폐지를 ‘부자감세’로 간주하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등 좀처럼 합의점이 나오지 않는 상태였다.
다만 최근엔 야당에서도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시각이 있었는데, 이 전 대표가 그 현황을 그대로 보여준 셈이다. 이 전 대표의 이번 언급에 대해 업계와 투자자들은 반색하고 있다. 현재의 여소야대 정국에서 사실상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는 야당 대표 유력 주자가 모처럼 시장이 원하는 말을 들려준 셈이다.
국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국내 증시의 분위기는 딴판”이라면서 “특히 코스닥 시장의 경우 거래대금도 급감하고 상단이 막혀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는데, 금투세 관련 이슈가 생각보다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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