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밀착'에 국제공조 다진 尹…안보·경제협력 공고화
윤대통령 "동맹-우방국들, 압도적 힘 갖추고 단결해야"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러-북 간 군사협력을 포함하여 북한의 군사력 증강에 도움을 주는 모든 협력을 철저하게 차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미국 워싱턴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참석해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안보리 제재 대상국인 북한과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군사, 경제협력 관계를 맺는 것 자체가 스스로 유엔 체제의 근간을 훼손하는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나토 정상회의에 3년 연속 참석한데 이어, 이날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서 개최국인 미국 정상(바이든 대통령) 다음으로 발언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북한의 군사협력은 유럽과 인태지역의 안보를 동시에 위협하고 있다"며 "여기에 계신 NATO 동맹국과 파트너국들의 지원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원인 가운데 하나는 북한과 같은 지원 세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할 수 있는 군사, 경제지원은 한반도와 인태지역의 안보 위협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조속한 평화 회복과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더욱 굳건히 단합하고 연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 윤석열 대통령(사진 가운데)이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7.12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이날 열린 나토 퍼블릭 포럼에서도 기조연설을 통해 "강압을 통한 현상 변경 시도를 차단하는 유일한 방법은, 동맹과 우방국들이 압도적인 힘을 갖추고 단결하는 것"이라며 "그들의 무모한 도전이 실패를 넘어 더 큰 고통으로 귀결된다는 것을 확실하게 깨닫게 해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그들은 보편적 가치와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부인한다"며 "그들은 자국 국민들이 외부 세계에 적대감을 품도록 부추기고, 이를 애국적 민족주의로 호도하고 있다"고 규정했다.

이어 "독재 권력은 자국 시민의 자유를 제약하고 그들을 감시 체제에 묶어둠으로써,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한다"며 "무력을 통한 현상 변경 시도를 옹호하는 그런 세력들 간의 결탁은, 곧 자유세계가 구축해 놓은 평화와 번영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 앞서, 나토의 인도태평양 파트너 4개국(IP4)과 정상회동을 갖고 모두발언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북한의 도발을 포함하여지정학적 도전이 전방위적으로 증대하는 현 시점에서 NATO, IP4와 같이 가치를 공유하는국가들 간의 연대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동 모두발언에서 "불운했던 전쟁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강력하고도 압도적인 물리적 억제력과 함께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지켜 나가고자 하는 국가들 간의 '협력의 힘'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자유, 인권, 법치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이 연대와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규범 기반 질서를 지키는 안전판과 같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오늘 회동에서 이 안전판을 만들고 유지하기 위한 4개국의 연대를 재확인하고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IP4가 기여하는 방안을 깊이 있게 논의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이러한 나토의 주요 행사 참석과 함께 윤 대통령은 룩셈부르크, 폴란드, 노르웨이, 영국 등 4개국 정상과 만나 양자회담을 가졌는데, 지난 5일 취임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의 한영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 발전 방안과 글로벌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와 스타머 총리는 지난해 윤 대통령의 영국 국빈방문 시 채택한 '다우닝가 합의'의 충실한 이행을 통해 국방, 경제, 첨단과학기술, 청정에너지, 인적교류 등 포괄적 분야에서 양국 간 미래지향적 협력을 더욱 심화해 나가기로 하였다.

특히 스타머 총리는 이날 취임 후 일주일 만에 윤 대통령과의 회담을 개최한 것도 기존 '다우닝가 합의'를 재확인하고 이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화답했다.
 
양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아시아와 유럽의 안보가 더욱 연계되어 가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고, 양국이 러북 협력을 포함한 안보위협요인에 공동으로 대처해 나가면서, 우크라이나 지원을 비롯한 글로벌 현안에서도 국제사회와 계속 연대해 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