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배틀크러시·호연 등 장르 다각화 나선다
[미디어펜=이승규 기자]10년 만에 분기 적자가 예상되는 엔씨소프트가 경영효율화에 속도를 내기 위한 '광폭행보'를 보인다. 지난 달 분사를 시작으로 수익성이 낮은 게임 서비스를 종료하고 다작을 예고하는 등 체질개선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장기간 부진하고 있는 엔씨가 하반기 ‘선택과 집중’을 통해 부진을 씻어낼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 판교에 위치한 엔씨소프트 R&D 센터 전경./사진=엔씨소프트 제공
 

12일 증권가에 따르면 엔씨는 지난 2분기 6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는 엔씨가 뚜렷한 신작 발매가 없는 상황에서 기존 게임들의 매출도 감소하며 부진을 면치 못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엔씨는 이런 추세를 벗어나기 위해 경영효율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엔씨는 지난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강도 높은 체질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힌 엔씨는 지난 달부터 관련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우선, 지난 달 엔씨큐에이와 엔씨아이디에스 분사를 결정했다. 분사를 통해 QA(품질 보증) 사업부문과 소프트웨어 개발 공급 사업부문 교통정리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또 게임산업에서도 변화를 꾀한다. 기존, 엔씨는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위주의 게임 개발에만 집중했었다. 실제 지난 1분기 엔씨의 실적을 책임지는 주요 MMORPG 게임들(리니지M, 리니지2M, 리니지W, 블레이드&소울2, 리니지, 리니지2, 아이온, 블레이드&소울, 길드워)의 매출 비중은 90%로 집계됐다.

하지만 최근 MMORPG에 대한 인기가 떨어지면서 엔씨도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지난 달 출시된 엔씨의 첫 콘솔게임 '배틀크러쉬'에 이어 호연, ‘기존 IP 신작’ 등 2종의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다. 

다음 달 28일 출시되는 호연은 블레이드&소울을 기반으로 한 스위칭 RPG다. 60여종의 캐릭터 중 5종의 캐릭터를 선택해 팀을 구성한다. 필드 기반의 다양한 콘텐츠와 여러 종류의 보스 몬스터를 만나며 캐릭터를 육성하고 조합할 수 있는 재미가 있다는 것이 엔씨의 설명이다. 

또 기존IP 신작도 MMORPG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TL 글로벌·블레이드&소울 중국서버 진출 등 해외 진출을 꾀하며 수익 다각화도 노린다.

엔씨 관계자는 "자사는 배틀크러쉬를 시작으로 호연·기존 IP를 활용한 신규 장르 게임 등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의 신작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수익성이 낮은 게임 서비스도 종료한다. 엔씨는 지난 해 9월 출시한 모바일 퍼즐 게임 '퍼즈업 아미토이'의 서비스를 다음 달 28일 종료한다. 

다만, 하반기 신작 라인업이 극적인 실적 상승세를 가져오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화투자증권은 엔씨의 신작 라인업에 대한 기대감이 낮은 편이라고 지적하면서 올해 하반기까지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 내다봤다.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1373억 원)대비 49.7% 감소한 690억 원을 기록할 것이라 예상했다. 지난해 엔씨의 영업이익은 전년(5590억 원) 대비 75% 줄어든 바 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씨의 목표 주가를 24만 원에서 22만 원으로 하향하면서 "경영 쇄신과 강도 높은 비용 효율화 기조는 긍정적이지만 신작 흥행을 통한 유의미한 매출 성장만이 주가 흐름 반전을 나타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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