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민서 기자] "한 장면에 모든 것을 쏟아 붓고 나자 끝없이 손이 떨렸어요." 때 묻지 않은 열정이 넘실거렸다. 다부진 말 끝에 담은 진심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은 배우, 이현소와 만났다. 

이현소는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SBS 드라마 '커넥션'에서 준서(윤나무 분)의 아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 작품은 누군가에 의해 마약에 강제로 중독된 마약팀 에이스 형사 재경(지성 분)이 고교 시절 친구 준서의 죽음을 단서로 20년간 이어진 변질된 우정, 그 커넥션의 전말을 밝혀내는 심리 범죄수사 스릴러 극이다. 

작품은 고교시절 친구의 미스테리한 죽음을 파헤치는 과정을 그렸다. 과거와 현재를 분주히 오가며 단서를 찾아갔던 만큼 아역들은 '아역 그 이상'의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었다. 

이현소는 "처음 대본 리딩을 하러 갔을 때 굉장히 떨렸다. 마이크를 들고 '좋아하던 선배들과 함께 해서 영광이다'고 말할 수 있어 행복했다"면서 "그 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단 생각뿐이었다. 정말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 최근 미디어펜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한 SBS 드라마 '커넥션' 배우 이현소. /사진=마스크스튜디오 제공


촬영은 3월부터 6월까지 이어졌다. '어린 준서' 이현소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던 배우 윤나무와 아역과 성인으로 만났다. "윤나무 선배의 아역이라 정말 좋았어요. 윤나무 선배가 연극을 하실 때부터 좋아했거든요. 영광이라는 말 밖엔 안 나왔어요.(웃음)"

이현소는 윤나무를 보기 위해 자신의 촬영 날이 아닐 때 조심스레 찾아갔다고 했다. 그는 "연기 톤을 맞추고 싶어서 감독님께 먼저 '(윤나무) 선배 촬영 하는 걸 봐도 되겠냐'고 여쭤보고 찾아갔다. 혹시 실례가 될까봐 숨어서 봤다"고 회상했다. 

민폐가 되지 않으려 촬영 현장에서 숨어서 지켜 본 이현소. 그런 후배의 마음을 알아준 윤나무. 이현소는 "(윤나무) 선배가 '나보다 힘든 감정 신이 많을 텐데 고생이 많다'고 해줬다. '하고 싶은 걸 다 해보라'고도 조언해줬다"며 "신인이다 보니 하면 안 되는 게 있을까 걱정했었는데 큰 도움이 됐다"며 미소 지었다. 

   
▲ 최근 미디어펜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한 SBS 드라마 '커넥션' 배우 이현소. /사진=마스크스튜디오 제공

아역의 몫이 컸던 만큼 부담감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즐거움도 컸다. 이현소는 극 초중반 우정과 사랑이 전부인 순수하고 성실한 모습에서 극 후반부로 갈수록 어두워지는 극과 극 감정을 표현해야 했다.

그는 "어린 준서의 감정이 다채롭다 보니 연기 할수록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났다. 준서가 사랑스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촬영이 끝나면 '내일 촬영에 빨리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촬영이 빨리 끝나서 아쉬웠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어린 준서가 감정적 변화를 본격적으로 겪는 장면은 10~11회에 있다. 10회에선 친구의 집이 불 타는 것을 보며 오열했고, 11회에선 그토록 소중히 아끼던 친구들과의 아지트이자 동아리실을 야구 배트로 부수며 절규했다. 이현소는 전에 없던 모습을 보여준 11회의 이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고 했다. 

"촬영 전에 정말 긴장을 많이 했어요. 슛 들어가기 전엔 심장이 벌렁벌렁했을 정도였거든요. 한 번에 끝내야 한다는 다짐 때문인지 더 떨렸어요. 촬영을 마친 뒤엔 주저 앉았는데 손이 덜덜 떨렸어요. 나중에 보니 피가 나더라고요. 비록 다쳤지만 그만큼 만족할 만한 연기를 한 것 같아 뿌듯했어요. 하하."

   
▲ 최근 미디어펜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한 SBS 드라마 '커넥션' 배우 이현소. /사진=마스크스튜디오 제공

아직은 인터뷰가 낯선 신인 배우이지만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만큼은 거침 없었다. 그의 여러 대답 끝에 자연스레 '연기가 너무 좋다'는 말이 툭툭 붙어 있었다. 이현소는 "카메라 앞에선 '한 번 잘 놀아봐' 하는 것 같아서, 여기에선 어떤 선택을 해도 괜찮을 것 같아서 촬영 전에 느끼는 부담이 사라진다"며 "감독님도 스태프 분들도 모두 저를 위해 애써주셨다. 그래서 남은 건 '연기'에 대한 부담 뿐이었다. 그건 제가 책임지고 해결할 몫이라 생각하고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1999생인 그는 올해 스물 다섯 살이다. 연기를 처음 시작한 건 중학교 2학년. 열 다섯 살부터 지금까지 10년을 넘게 오직 연기만 바라보고 온 만큼 열정의 깊이도 애정의 부피도 클 수밖에 없다. 

이현소는 자신의 연기 철학에 대해 "안 해보고 후회하는 것보다 해보고 후회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일렉기타를 치는 오디션을 봐야 해서 기타를 빌리고 스피커를 사서 3일 밤낮을 연습했어요. 손에 물집 잡히면 붕대를 감고 다시 연습하고 반복이었어요. 기타 치던 형이 저보고 '인간승리'라고 했어요. 하하. 좋은 결과가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뭐든 해보면 남는 게 있잖아요. 전 그게 좋아요.(웃음)"

   
▲ 최근 미디어펜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한 SBS 드라마 '커넥션' 배우 이현소. /사진=마스크스튜디오 제공

이현소는 2021년 데뷔 후 드라마 '언더커버 하이스쿨', '마녀', '멜랑꼴리아', '러브앤 위시', 영화 '유포자들' 등을 통해 얼굴을 알려왔다. 그리고 이번엔 '커넥션'을 통해 또 한 번 자신의 진가를 증명했다. 올해는 아역 아닌 새로운 모습으로 대중과 만날 예정이다. 

"다가올 미래가 궁금하고 기대된다"던 이현소. 그는 10년 뒤 트로피를 꿈에 그리며 열심히, 분주히 앞을 향해 나아간다는 각오다. 

"올해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을 TV로 보면서 언젠가 저도 저 자리에 앉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남우주연상을 받고 싶단 목표로 더 열심히 해보려 해요. 또 다른 꿈이요? 언젠간 단편 작품을 하나쯤 만들 수 있는 감독으로도 대중 분들과 만나고 싶어요. 연기에 대한 고민은 언제나 가진 채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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