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15년 근무 이력 화제…"한국, 개개인 재능 가장 많은 나라"
기초과학 투자 중요성 강조…'R&D 예산 흔들기 방지법' 발의
라인야후 사태 관련해선 "정부가 우리기업 지켜주지 않아" 비판
"쇄빙선 당 역할…4년 뒤 '다시 만나고 싶은 의원' 기억되고 싶어"
[미디어펜=진현우 기자]"정부가 연구개발(R&D) 인재를 잡지 않으면 나라는 망한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지난 10일 미디어펜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R&D 인재들의 해외 유출에 대해 우리정부가 별다른 대책을 내놓고 있지 못하는 점을 지적하면서 한 말이다.

공학도 출신인 이 의원은 지난 세계 굴지의 IT(정보통신)기업인 '구글'에서 15년 동안 근무한 IT 전문가다. 구글코리아에서 프로덕트 매니저(PM)로 근무했고 미국 구글 본사로 이동해 시니어 프로젝트 매니저를 맡았다. 데이터 플랫폼인 '오픈서베이'의 CPO(최고제품책임자)로 근무한 이력도 있다. 

이 의원은 "해외에서 일을 하면서 진짜 절실히 느낀 것은 한국 같은 경우 전체 인구 비율을 따졌을 때 개개인의 재능이 가장 많은 나라라고 감히 얘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R&D 예산의 대폭 삭감 이후 R&D 인재들이 해외로 떠나고 있는 것에 크게 우려를 표했다.

이 의원은 "주변에 있는 개발자들 같은 경우 해외에서 '한국의 100만배 되는 GPU(그래픽처리장치)를 돌릴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고 돈도 더 주겠다'고 하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는 환경"이라며 "특히 중국에서 장기 R&D 연구를 이유로 우리 인재를 많이 스카웃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7월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미디어펜과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2024.7.10/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어 우리나라에서 수학과 물리학 같은 기초과학 교육이 부실해 R&D에 대한 이해가 근본적으로 잘못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초과학이 없으면 소위 말하는 돈을 버는 기술의 발전이 이뤄질 수 없다"며 "미국의 경우 수학이나 물리학에 대한 연구비 투자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연유로 이 의원은 최근 'R&D 예산 흔들기 방지법'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정부 총지출의 5% 이상을 R&D 예산으로 편성하도록 하고, 긴축 재정으로 인해 R&D 예산을 축소하게 될 경우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미리 보고하도록 정한 것이다.

이 의원은 "과학기술 예산의 경우 전문성 때문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과학기술혁신본부에서 우선 총괄 지휘를 하도록 되어 있었다. 기획재정부 출신이 과학기술의 결과물을 경제적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며 "최근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기재부 출신이다. 이 때문에 사실 시스템을 만드는 것만큼 중요한 게 (예산을) 운용하는 방법을 잘 만들어야 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이 의원은 최근 라인야후 사태와 외국인들이 네이버와 카카오 등 포털기업의 주식을 매도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밝히기도 했다.

   
▲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7월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미디어펜과의 인터뷰 도중 자신의 생일이었던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팬클럽 '조국과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받은 선물을 소개하고 있다. 2024.7.10/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그는 "오랫동안 빅테크 기업에 있었던 사람의 입장에서 네이버라는 큰 회사에서 굉장히 긴 안목을 가지고 (이 사태에) 전략적으로 접근을 해야 되는데 네이버 경영진과 노조를 비롯한 직원들의 이야기도 들어봤는데 전략 부재가 가장 큰 키워드"라고 우려했다.

이어 "내가 만약 네이버 이사진에 속해있다고 하면 이번 사태를 성장통으로 삼아 완전히 터닝포인트로 가지고 갈 수 있는 전략을 세울 수 있지 않나"란 아쉬움이 든다"고 덧붙였다.

마침 미디어펜과 인터뷰가 진행된 날 이 의원을 비롯한 조국혁신당 의원들이 일본의 야당인 사회민주당 인사들과 만났다.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라인야후 사태에 대한 일본정부의 대응을 함께 규탄해달라고 요청했고, 사민당 측은 전반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사민당 인사들에게 '일본정부와 라인야후의 행위가 장기적으로 일본에 진출하려는 외국인들의 투자를 머뭇거리게 만들어 일본의 이익에도 결코 좋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며 "'자민당과 일본 정부에 문제점을 지적해달라'고 사민당 측에 요청을 했더니 '알겠다'라고 하고 일본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이번 사태에서 적극적으로 사태를 중재해야 할 우리정부가 '방관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대한민국 정부는 한일 투자협정 제14조(분쟁 해결 절차)에 근거해 일본 정부 측이 요구한 '자본 관계 재검토' 조치를 철회해줄 것을 요청할 수 있는데도 정부가 그걸 하지 않고 있다"며 "대한민국 정부는 대한민국 기업을 지켜주지 않고 이에 따라 인재들이 유출되고 있는 현상이 나오면서 외국인 전문가들도 우리나라를 떠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7월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미디어펜과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2024.7.10/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IT 관련 전문능력을 인정받아 지난 3월 총선 2호 영입인재이자 여성인재 1호로서 조국혁신당에 입당한 이 의원은 1남1녀의 엄마로서 워킹맘이기도 하다. 현재 국회의원으로서 당 홍보위원장직도 맡고 있다.

이 의원은 최근 조국혁신당의 지지도는 10% 안팎의 박스권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지지도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지금은 우리가 정한 방향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과정이며, 지지도에 연연해하지말고 좀 더 긴 호흡으로 앞을 내다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12석이라는 의석수가 되게 재밌고 되게 독특한 숫자"라며 "지금도 우리는 처음에 얘기를 했었던 쇄빙선 역할을 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이 하지 못하는 말들을 우리가 대신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후보 3번으로 여의도에 입성한 이 의원은 "다시 만나고 싶은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직업과 관계없이 과거 나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 중 많은 이들이 또다시 나와 함께하고 싶어했다. 여기서도 나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에게 다시 만나고 싶은 국회의원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