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황희찬(울버햄튼)이 프리시즌 연습경기에서 상대팀 선수에게 인종차별을 당했다. 황희찬의 팀 동료가 인종차별 발언을 한 선수를 펀치로 응징해 퇴장 당하고, 양 팀 선수들이 충돌하는 불상사가 벌어졌다.

울버햄튼 구단은 16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코모 1907(이탈리아)과 연습경기에서 황희찬이 상대 선수로부터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들었다"며 "황희찬이 인종차별적인 말을 들은 것에 격분한 다니엘 포덴세가 격한 반응을 보여 퇴장 당했지만 울버햄튼은 결국 승리했다"고 전했다.

   
▲ 황희찬(뒷줄 가운데서 두번째)이 연습경기 도중 상대 선수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해 울버햄튼과 코모 선수들의 충돌이 있었다. /사진=울버햄튼 홈페이지


울버햄튼은 프리시즌 전지훈련을 스페인 마르베야에서 실시 중이다. 현지시간으로 15일 오후 이탈리아 코모와 연습경기를 가졌다. 코모는 지난 시즌 세리에B에서 2위에 올라 2024-2025 시즌 세리에A로 승격한 팀이다. 울버햄튼은 매슈 도허티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겼다.

그런데 이 경기에서 한때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선발 명단에서 빠졌던 황희찬은 후반 들며 교체 출전했다. 후반전이 23분 정도 지났을 때 황희찬을 향한 상대 선수의 인종차별성 발언이 나왔다. 이에 포덴세가 격분해 해당 발언을 한 선수에게 펀치를 날려 퇴장당했다. 양 팀 선수들은 이 일로 벤치 클리어링처럼 한데 모여 한동안 신경전이 벌어졌다.

게리 오닐 울버햄튼 감독은 황희찬에게 계속 뛸 수 있는지 의사를 물었고, 황희찬은 괜찮다며 끝까지 경기를 소화했다.

경기 후 오닐 감독은 "황희찬이 상대 선수에 인종차별 발언을 들었다. 황희찬에게 경기를 계속 뛸 수 있겠냐고 물었더니 끝까지 뛰겠다고 했다"며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 너무 실망스럽다.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그라운드에서 벌어진 인종차별 사태를 성토했다.

오닐 감독은 "황희찬이 모욕적인 일을 겪었음에도 팀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게 자랑스러웠다. 황희찬은 팀 동료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며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황희찬을 다독였다.

울버햄튼 구단은 "인종차별 행위는 어떤 형태로든 절대 용납될 수 없다. 이번 사안에 대해 유럽축구연맹(UEFA)에 제소하기로 했다"고 강경 대응 입장을 밝혔다.

유럽 축구에서 인종차별은 끊이지 않고 있다. 주로 상대팀 팬들에 의해 인종차별이 행해져 물의를 일으키며, 손흥민(토트넘)도 여러 번 인종차별을 당했다. 이번 황희찬 건처럼 선수들 사이에서 인종차별 행위가 발생하기도 한다. 얼마 전에는 손흥민의 토트넘 동료인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손흥민에게 농담성으로 인종차별에 해당하는 발언을 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래도 승부가 별로 중요하지 않은 프리시즌 친선 연습경기에서 상대 선수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한 행위는 흔치 않으며, 공분을 살 만하다. 

한편, 공교롭게도 현재 황희찬의 마르세유(프랑스) 이적설이 핫이슈로 떠올랐다. 마르세유가 황희찬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랐고, 이날 프랑스 매체 풋 메르카토는 황희찬이 마르세유 이적을 원하며 입단에 동의했다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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