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3사 사업자대출 연체건수·금액 1년전보다 급증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은행권 대출연체율이 5월에도 0.03%p 상승한 0.51%를 기록해 2개월 연속 악화 흐름을 보인 가운데, 최근 개인사업자대출을 적극 확대 중인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은행권의 기업대출 연체건수와 연체액이 1년 전보다 두 자릿수 이상 급증했는데, 3사도 기업(개인사업자)대출에서 연체건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출 상환여력이 떨어지는 개인사업자의 부실화가 커지고 있어 건전성 우려가 커질 전망이다.  

   
▲ 은행권 대출연체율이 5월에도 0.03%p 상승한 0.51%를 기록해 2개월 연속 악화 흐름을 보인 가운데, 최근 개인사업자대출을 적극 확대 중인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사진=각사 제공


16일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경남 진주시을)과 금융감독원 자료 등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국내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1354조 6000억원으로 지난해 5월 말 1256조 7000억원 대비 약 7.8% 불어났다. 반면 대출건수는 같은 기간 약 570만건에서 556만건으로 약 2.6% 줄었다. 

고금리·경기부진 여파에 대출건수는 소폭 줄었지만, 은행권 전반적으로 대출잔액은 더욱 불어난 실정이다. 

하지만 후발주자로 뛰어든 인터넷은행은 정반대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은행 3사의 총 대출건수는 올해 5월 말 19만 1500건을 기록해 지난해 동월 11만 5500건 대비 약 65.8% 증가했다. 대출잔액도 지난해 5월 말 2조 7000억원에서 51.9% 불어난 4조 1000억원을 기록했다. 

오래 전부터 기반을 닦은 시중은행 및 지방은행과 달리 뒤늦게 대출시장에 뛰어든 만큼, 지표상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서 이 같은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카뱅의 경우 대출건수가 지난해 5월 말 2만 1900건에 그쳤는데, 올해 5월에는 6만 7100건으로 약 206.4% 폭증했다. 이에 걸맞게 기업대출 잔액도 4000억원에서 1조 4000억원으로 약 250% 불어났다.  

케뱅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는데, 대출건수는 지난해 5월 말 2만 4100건에서 올해 5월 말 6만 1400건으로 약 154.8% 증가했다. 대출잔액도 5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2배 성장했다. 

반면 토스뱅크는 대출건수와 대출잔액이 모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토뱅의 경우 대출건수가 지난해 5월 말 6만 9500건에서 6만 3000건으로 약 9.4% 줄었고, 대출잔액도 1조 8000억원에서 1조 7000억원으로 축소됐다. 

은행 3사가 대출자산을 빠르게 늘리며 외형성장 중인 가운데, '대출연체 심화' 현상은 3사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내 은행들의 5월 말 개인사업자대출 연체건수는 10만 1700건으로 지난해 5월 말 7만 600건 대비 약 44.1% 증가했는데, 연체금액(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기준)도 지난해 5월 말 2조원에서 55.0% 불어난 3조 1000억원까지 늘어났다. 연체율은 전달보다 0.08%p 상승한 0.69%를 기록했다.

인터넷은행 3사도 결을 같이 하고 있는데, 3사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건수는 지난해 5월 말 1000건에서 올해 5월 말 4600건으로 크게 불어났다. 연체액은 1000억원 증가했다. 

개인사업자대출을 가장 먼저 선보인 토뱅이 올해 5월 말 2000건의 연체를 기록해 지난해 5월 말 900건 대비 크게 증가했고, 케뱅도 100건에서 1700건으로 크게 불어났다. 대출연체가 없었던 카뱅도 올해 5월 말 900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로선 3사가 대출연체금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 부실채권을 매각하고,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은행은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 채권을 부실채권으로 인식해 '고정이하' 등급을 부여하고, 별도로 관리한다. 이후 은행이 사실상 회수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할 경우, 장부에서 이를 없애거나(상각) 자산유동화 전문회사 등을 통해 헐값에 매각하는 편이다. 

다만 은행들은 개인사업자대출 부실화가 은행 건전성을 해칠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개인사업자의 영업환경이 좋지 않은 가운데, 은행들이 대출을 많이 공급했다보니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전체 대출자산에서 개인사업자대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건전성을 해칠 정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 3사의 개인사업자대출은 개인 신용대출에 반영되는데, 이들이 주로 중신용자에 해당되다보니 포용금융을 실천해야 하는 3사로선 대출을 이어나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는 개인사업자대출이 담보물 대신 '사업자번호'를 잣대로 공급되는 까닭이다. 국세청에 신고하는 월매출, 납부세액 등을 토대로 사업자를 판단하는 것인데, 사실상 신용대출과 다름없는 셈이다. 이에 인터넷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은 개인대출에 집계되며, 포용금융 실적에도 반영된다.

한 관계자는 "개인사업자의 경우 대부분 중소상인에 해당되는데, 중신용자 포용금융 대출에도 맞물린다"며 "개인사업자대출 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려면 대형 시중은행이 대출비중을 1%만 늘려도 꽤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