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고금리 기조에 따른 자금조달비용 증가로 수익성 악화를 겪은 카드사들이 돌파구로 프리미엄카드를 선택하면서 연회비 수익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들은 이른바 '큰손' 고객을 겨냥해 고액 결제 비중을 늘리고 연회비 수익도 올릴 수 있는 프리미엄카드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프리미엄카드는 여행, 쇼핑, 레저 등의 영역에서 바우처서비스와 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 등의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만큼 연회비가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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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16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 등 8개 전업 카드사의 연회비 수익은 34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332억원) 증가했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현대카드의 연회비 수익이 79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삼성카드 728억원, 신한카드 612억원, KB국민카드 465억원, 롯데카드 365억원, 우리카드 271억원, 하나카드 239억원, BC카드 19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연회비 수익은 2018년 기준 8827억원에 그쳤으나 2020년 1조686억원으로 처음 1조원을 넘어섰다. 이후 2021년 1조1347억원, 2022년 1조2259억원에서 지난해에는 1조3312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카드사들이 프리미엄카드 라인업을 늘리면서 연회비 수준도 같이 오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신용카드플랫폼 카드고릴라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출시된 주요 신용카드 59종의 연회비 평균은 8만3453원으로 2022년 출시된 주요 신용카드 76종의 연회비 평균인 3만8171원 대비 119%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출시된 프리미엄카드 연회비는 2022년 출시된 프리미엄카드 연회비(10만~50만원) 보다 높은 20만~80만원에 분포하고 있다. 연회비가 10만원 이상인 신규 신용카드도 2022년 7종에서 지난해 상반기 10종으로 늘었다.
카드사들의 프리미엄카드 출시 행렬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우리카드는 지난 1분기에 ‘카드의정석 Dear, Shopper(디어 쇼퍼)’와 ‘카드의정석 Dear, Traveler(디어 트래블러)’를 출시했다. 2종 모두 연회비는 15만원으로 프리미엄카드만의 기프트, 국내외 공항라운지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하나카드는 새로운 프리미엄 브랜드 ‘제이드(JADE)’를 론칭했다. 론칭 직후 출시한 제이드 클래식 카드의 연회비는 12만원으로 실적 조건 없이 국내외 전 가맹점 1% 무제한 하나머니 적립, 전월실적에 따라 최대 50% 하나머니 적립에 더해 바우처 신청 조건 충족 시 9만~10만원 상당의 호텔·상품권·주유권 바우처를 매년 1회 제공한다.
현대카드도 지난 5월 일상 영역 이용 혜택을 강화해 선보인 프리미엄카드 ‘써밋’을 출시했다. 이 카드의 연회비는 20만원이며, 바우처·라운지·발레파킹 등 프리미엄 혜택과 함께 교육, 의료, 여행 등 일상 영역의 이용 혜택을 강화했다.
반면 혜택이 좋은 이른바 ‘알짜카드’는 줄줄이 단종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8개 전업 카드사의 카드 458종이 단종됐다. 2022년(116종)과 비교하면 4배 가까이 급증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카드수수료 재산정 주기가 도래하면서 향후에도 업황 개선이 쉽지 않아보이는 만큼 비용절감에 중점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며 “프리미엄카드의 경우 소비 규모가 크고 비싼 연회비를 내면서 리스크는 낮은 우량고객을 유입하기 쉬워 당분간 출시가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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