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올해 새 XR 플랫폼 기대"
플랫폼 우선 구축한 후 다양한 콘텐츠 확보할 듯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삼성전자가 구글과 협업해 구축한 'XR 플랫폼(확장현실)'을 이르면 올해 가을 공개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관련 시장에 대한 관심도 커진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XR 플랫폼을 먼저 선보이는 이유는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다양하게 확보하는 데 힘을 쏟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 삼성전자 MX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이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중심지 '카루젤 뒤 루브르(Carrousel du Louvre)'에서 개최된 하반기 '갤럭시 언팩 2024(Galaxy Unpacked 2024)' 행사에서 혁신적인 폴더블 폼팩터와 갤럭시 AI를 결합한 '갤럭시 Z 폴드6'와 '갤럭시 Z 플립6'를 전격 공개하는 모습./사진=삼성전자 제공


16일 업계에 따르면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사업부장(사장)은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4 언팩' 행사에서  "새로운 XR생태계가 올 가을에 나온다"고 깜짝 발표했다. 게임·스트리밍·콘텐츠 회사들을 위한 운영체제와 소프트웨어개발키트를 포함한 플랫폼을 연내에 공개하는 것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XR 플랫폼을 먼저 선보인 이후 제품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콘텐츠를 담을 수 있는 생태계를 먼저 구축한 이후 기기를 출시해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올해 1월 출시 예정이었던 구글·퀄컴 XR 헤드셋 발표를 연기하기도 했다.  XR 생태계를 먼저 구축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는 그간 XR 시장 진입을 꾸준히 시도해왔다. 회사는 XR 플랫폼 강화를 위해 지난해 5월 미국 미국 OLED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업체 '이매진(eMagin)'을 인수했다. OLED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는 애플의 '비전 프로'에서도 쓰인다.

회사는 이미 XR 관련해 VR(가상현실) 기기를 선보인 경험도 있다. 과거 페이스북이 인수한 오큘러스와 2014년 파트너십을 맺고 스마트폰 기반 '기어 VR' 헤드셋을 내놨다. 또 2017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윈도 PC VR 헤드셋 '오디세이'도 출시한 바 있다. 다만 당시에는 시장 초기 단계라 큰 관심을 얻지는 못했다. 하지만 앞으로 형성될 XR 시장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공들이고 있는 XR 시장의 선두에는 메타가 있다. 현재 글로벌 시장은 메타가 절반 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한다. 지난해 출시한 '메타 퀘스트3'의 경우 지난 4분기에만 200만대 이상 출하량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는 경쟁 제품 대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품을 내놓으면서 많은 판매량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또 다른 경쟁사인 애플이 지난 2월 미국 내 출시한 '비전 프로'에 대한 시장 반응은 냉랭한 것으로 전해진다. 출시 이후 현재까지 판매량이 10만 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전프로의 성능은 뛰어나지만 높은 가격 대비 사용할 수 있는 앱이 한정적이라 실제 구매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시장 사정에 맞춰 가격 경쟁력을 충분히 살린 제품을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 
또 애플 비전프로가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적다는 단점이 부각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는 XR플랫폼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우선적으로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XR 시장의 본격적인 성장 시점은 '비전 프로'의 보급형 제품이 출시되고 삼성전자와 중화권 업체들이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2025~2026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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