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인공지능(AI)로 인한 전력 수요 증가와 신재생에너지 전환에 따라 변압기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국내에서 변압기를 생산하고 있는 효성중공업, HD현대, LS가 수주를 늘려가면서 수혜를 받고 있다. 이들 기업은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한 가운데 향후에도 수주가 늘어날 것에 대응해 설비 투자에도 나서고 있다.
|
|
|
▲ HD현대일렉트릭 변압기 스마트 공장./사진=HD현대일렉트릭 제공 |
◆변압기 수요 증가에 전력기기 3사 일감 ‘쑥’
16일 시장조사업체 마켓닷US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변압기 시장 규모는 680억 달러(약 94조2000억 원)에서 올해는 720억 달러(약 99조7000억 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후로도 지속 성장을 이어가 2030년에는 1030억 달러(약 142조7000억 원), 2033년에는 1230억 달러(약 170조40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적으로 변압기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는 이유는 AI 관련 산업이 성장하고 있어서다. AI 관련 반도체 공장이 건설되고 있으며, AI 데이터센터도 증설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의 경우 전력 소모가 크기 때문에 전력 수요가 증가하고, 이에 따라 변압기 수요까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신재생에너지 전환에 따른 전력망 신설 역시 변압기 수요가 늘어나는 요인이다. 여기에 미국에서는 노후 전력망 교체까지 이뤄지면서 수요 증가를 부추기고 있다.
이처럼 변압기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국내 전력기기 3사인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은 변압기 수주가 늘어나면서 직접적인 수혜를 받고 있다.
실제 HD현대일렉트릭 1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6조4973억 원으로 전년 동기 5조1571억 원 대비 1조3402억 원(26%) 증가했다. 효성중공업도 4조1186억 원의 수주잔고를 기록해 1년 전 3조5380억 원보다 5806억 원(16.4%) 늘어났다.
LS일렉트릭 역시 2조5866억 원의 수주잔고를 확보하면서 전년 동기 2조3537억 원 대비 2329억 원(9.9%)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AI 시대 진입으로 인해 전력기기 3사가 국내는 물론 미국, 아프리카, 유럽 등 전 세계적으로 변압기 수주를 따내고 있다”며 “업체별로 차이가 있지만 약 3년치의 일감을 확보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
|
|
▲ 효성중공업 미국 테네시 멤피스 변압기 공장 전경./사진=효성중공업 제공 |
◆수요 증가 대비해 증설…추가 수주 노린다
전력기기 3사는 앞으로도 변압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생산능력을 확대하면서 대응하고 있다.
우선 HD현대일렉트릭은 울산과 미국 앨라배마 변압기 공장에 각각 272억 원과 180억 원을 투입해 생산능력을 확대한다. 이 투자를 통해 변압기 생산능력은 약 2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앨라배마 공장은 이달 중으로 증설이 완료될 예정이며, 울산 공장도 올해 10월 중에 증설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추가 증설을 위한 투자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중공업도 미국 멤피스 공장과 창원 공장 증설 투자를 진행한다. 두 공장에 약 1000억 원을 투자해 변압기 생산능력을 40% 늘린다는 계획이다. 미국 멤피스 공장에는 시험 라인을 추가하고 시험·생산설비를 증설한다. 창원 공장에는 신규 시험실을 구축하고, 생산설비를 증설해 생산능력을 대폭 늘릴 방침이다.
LS일렉트릭은 부산사업장에 800억 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변압기 생산능력을 현재보다 2배 확대할 방침이다. 증설은 내년 9월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국내 중소 변압기 업체인 KOC전기 지분 51% 인수하고, 증설도 추진해 생산능력을 더욱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변압기 수주는 2029년에 납품하는 물량까지 수주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5년까지는 안정적으로 일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신호다. 전력기기 3사는 대량의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향후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생산능력을 확대하면 그만큼 추가로 수주할 수 있는 물량도 늘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전력기기 업체들의 외형은 더 성장할 것”이라며 “전력기기 3사는 국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점도 앞으로 AI 시대의 수혜를 받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