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학교폭력 논란으로 국내 배구계에서 사실상 퇴출된 전 국가대표 배구선수 이재영이 은퇴한다. 이재영은 지난 14일 자신의 팬카페 '재영타임'에 은퇴를 시사하는 글을 올렸다.

이재영은 "배구는 제 인생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배구 때문에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배구가 너무 재밌었기에 그 무엇보다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렇게 열심히 달리다 보니 프로선수로, 국가대표로, 쉼 없이 선수 생활을 했고 덕분에 많은 사랑과 관심도 받을 수 있었다"고 배구선수로서 살아왔던 삶을 돌아봤다.

   
▲ 흥국생명에서 함께 뛸 당시 이재영(왼쪽)-이다영 자매. /사진=KOVO


그는 이어 "지금은 그렇게 좋아했고 제 인생의 전부였던 배구를 떠나 있다. 많은 분이 제가 선수로 뛰는 모습을 기다려 주셔서 감사하고, 국내가 아니면 해외에서라도 뛰길 바라는 팬들도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해외에서 오퍼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리스 이후로 해외는 생각한 적이 없다"면서 "무엇보다 제 마음속에 동기부여가 안 생겼고, 억지로 해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 나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고 선수 생활을 중단한 이유를 전했다.

이재영은 "국내 복귀를 위해 논란에 대해 합의하길 바라시는 분들도 너무 많이 계셨지만, 저는 제가 하지 않은 일까지 인정하면서 다시 배구를 하고 싶지 않았다"며 "저의 잘못은 사과하고 반성하지만, 허위 사실에 대해 정정해주고 바로잡아주지 않는 이상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을 많이 했다"고 학폭 가해자 논란에 대해 일부를 부인했다.

"배구는 여전히 소중한 추억이나 좋은 기억만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로 온갖 질타를 받는 고통의 시간도 있었다"고 '누군가'를 언급한 이재영은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고 그만큼 원없이 했기 때문에 은퇴를 앞두고 미련의 마음이 크지 않다. 배구선수 이재영이 멋지게 날아올랐던 모습을 잊지 말고 기억해 달라. 또 제2의 인생도 응원해 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은퇴의 뜻을 밝혔다.

이재영은 쌍둥이 자매 이다영과 정상급 실력을 자랑하며 V리그 여자부의 인기 스타이자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하지만 2021년 2월 과거 학창시절 학교폭력 의혹이 제기된 이재영-다영 자매는 소속팀이었던 흥국생명에서 무기한 출장정지 징계를 받고, 대한배구협회로부터는 국가대표 선발 제외 처분을 받았다.

국내 배구계에서 사실상 퇴출된 이재영은 잠시 그리스에서 활약하기도 했으나 부상으로 귀국한 뒤 선수생활을 중단한 상태였다. 동생 이다영은 그리스, 루마니아 리그를 거쳐 지난해부터 프랑스 리그의 볼레로에서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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