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황희찬(울버햄튼)이 인종차별을 당한 데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인종차별은 절대 안된다며 단호한 목소리를 내면서 자신을 지지해준 팀 동료들에게는 감사 인사를 전했다.

황희찬은 17일(한국시간) 자신의 개인 SNS에 "인종차별은 스포츠는 물론 삶의 모든 측면에서 걀코 용납될 수 없다"로 시작되는 글을 올렸다.

그는 "(나에 대한 인종차별) 사건이 벌어진 후 코칭스태프와 팀 동료들은 내가 원한다면 즉시 경기장을 함께 떠나겠다고 말해줬으며, 내가 괜찮은지 계속 체크해줬다"고 전하며 "이런 일에도 나는 계속 경기를 하기를 원했고 우리는 경기장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 황희찬이 개인 SNS를 통해 인종차별을 당한 것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사진=황희찬 인스타그램 캡처


울버햄튼은 전날 전지훈련 중인 스페인 마르베야에서 이탈리아 클럽 코모와 친선 연습경기를 치렀다. 황희찬은 후반 교체 출전했는데, 후반 23분께 상대 팀 선수로부터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들었다. 이에 격분한 팀 동료 다니엘 포덴세가 해당 선수에게 주먹을 날려 퇴장 당하는 일도 있었다.

게리 오닐 감독은 당시 인종차별 피해를 당한 황희찬의 의사를 물었다. 황희찬이 교체를 원하거나 경기 중단을 원하면 그렇게 할 생각이었으나 황희찬은 의연하게 계속 뛰겠다는 뜻을 밝혔다. 황희찬은 끝까지 경기를 소화했고 울버햄튼은 1-0으로 이겼다.

경기 후 울버햄튼 구단은 황희찬이 인종차별을 당한 데 대해 유럽축구연맹(UEWFA)에 제소하겠다며 강경 대응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 코모 구단이 이 사건과 관련해 내놓은 성명서가 황당했다. 코모 구단은 "우리 클럽은 모든 형태의 차별을 반대한다"고 하면서도 "(황희찬에게 인종차별을 한) 선수에게 물어보니 '그(황희찬)를 무시해라. 그는 자신을 재키 찬(성룡)이라고 생각한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이런 발언은 황희찬을 팀 동료들이 '차니'라고 부르는 것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별 일 아니라고 해명했다.

오히려 코모 구단은 울버햄튼 선수들이 과잉 반응을 했다며 책임을 울버햄튼 쪽으로 떠넘기는 적반하장 태도를 보였다. '동양인은 다 비슷하다'고 보는 시각이나 관련 언행은 인종차별에 해당한다.

황희찬은 게시물의 마지막 멘트로 "인종차별이 설 자리는 없다"고 다시 강조하는 것으로 코모 구단과 가해 선수에게 일침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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