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희수 부사장 “소비자 사랑받는 기업 만들 것”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제빵 기사들 노동조합 탈퇴 강요 의혹을 받는 허영인 회장이 구속되면서 SPC그룹 ‘경영공백’ 이 우려되는 가운데, 허 회장의 차남 허희수 비알코리아 전략총괄임원(그룹 부사장)이 분위기 쇄신에 나서 눈길을 끈다. 

경영권 승계를 두고 장남인 허진수 SPC그룹 글로벌BU장 겸 파리크라상 사장과 허희수 부사장 사이에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 지난 7월15일 ‘워크샵 바이 배스킨라빈스’ 매장에서 ‘트로피컬 썸머 플레이’ 신제품을 들고 SPC그룹 허희수 부사장(맨 오른쪽)이 구글 신경자 아시아 태평양 지역 플랫폼&디바이스 마케팅 총괄(왼쪽 두번째), 구글 플레이 이성민 유통 결제 파트너쉽 총괄(맨 왼쪽)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비알코리아 제공


1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허희수 부사장은 지난 15일 SPC 계열 비알코리아가 운영하는 배스킨라빈스의 구글플레이 협업 신제품 출시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허 부사장은 “기업 이미지를 바꾸는 시도를 할 것”이라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저희가 많이 성장해서 더 좋은 기업, 소비자한테 사랑받을 수 있는 기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6년 미국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 도입 기념 미디어 행사 이후 8년 만이다. 그룹 초유의 위기상황에서 리더십을 발휘함으로써 ‘경영자적 자질’을 재평가 받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허 부사장은 2007년 파리크라상 상무로 입사해 파리크라상 마케팅본부장, 비알코리아 전무, SPC그룹 전략기획실 미래사업부문장 등을 거쳤다. 2018년 마약 투약 의혹으로 경영에서 배제됐다가, 2021년 SPC IT·마케팅 솔루션 계열사 섹터나인의 책임 임원 자리로 복귀했다. 

한 살 터울 형인 허진수 사장은 2005년 파리바게뜨 상무로 SPC그룹에 들어와 현재 파리크라상과 그룹 해외 사업을 이끌고 있다. 

장기적으로 SPC그룹 계열분리 가능성도 점쳐지지만, 현재로선 두 형제가 각기 다른 사업을 맡아 후계구도에서 주도권 경쟁을 벌이는 모양새다. 

지난해 말 기준 허진수 사장은 SPC그룹 지주사격인 파리크라상과 주력 계열사 SPC삼립의 지분을 각각 20.20%, 16.31% 보유하고 있다. 허 부사장은 파리크라상 지분 12.82%, SPC삼립 지분 11.94%를 갖고 있다. 

최근 3년 사이 허 부사장의 그룹 내 영향력은 눈에 띄게 확대됐다. 그가 국내 도입을 주도한 쉐이크쉑 버거는 성장세를 거듭해 싱가포르 현지 쉐이크쉑 사업권을 획득했다. 

허 부사장이 이끄는 섹타나인은 첨단 기술로 그룹의 신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배스킨라빈스 구글 협업 AI 신제품 출시 외에도, 편의점 씨유(CU)·치킨 프랜차이즈 비비큐(BBQ) 등 식품·유통업계 브랜드와 지속적으로 제휴해 플랫폼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섹타나인이 보유한 배달 및 픽업 플랫폼 ‘해피오더’, 커머스몰 ‘해피마켓’, 도보 배달 플랫폼 ‘해피크루’ 등을 제휴 회사에 통합 마케팅 솔루션으로 지원하는 식이다. 

비알코리아 배스킨라빈스 부문과 섹타나인은 지난해 서울 도곡동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SPC 양재동 사옥을 떠났다. 

허 부사장은 지난 15일 구글플레이 맛 ‘트로피컬 썸머 플레이’ 론칭쇼 행사 현장에서 “한국 배스킨라빈스가 구글플레이와 함께 구글 최신 인공지능 제미나이를 활용해 뜻 깊은 행사를 열어 기쁘다”며 “배스킨라빈스는 앞으로도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석 등 차세대 기술을 접목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브랜드 변화와 혁신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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