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자녀 1인당 1억 원 '파격 복지'…저출산 문제 인식 넓혀
기업계 전반 출산·육아 복지 확대 계기…정부도 '총력 대응'
이중근 회장 "저출산 문제, 국가 존립 위기…기업 역할 할 것"
[미디어펜=김준희 기자]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쏘아올린 공은 ‘저출산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한국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사진=미디어펜 김준희 기자


부영그룹은 지난 2월 2021년 이후 출산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출산장려금 1억 원을 지급하는 복지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직원들에게 1억 원을 지원하는 사례는 기업으로서는 부영그룹이 최초다.

당시 부영그룹은 출산한 임직원 66명의 자녀 70명에게 1인당 1억 원(다둥이 2억 원, 연년생 2억 원)씩 총 70억 원 출산장려금을 지급했다.

부영그룹의 이러한 파격적인 복지 혜택은 저출산 문제에 대한 위기감을 느낀 이중근 회장의 결단에서 비롯됐다.

이 회장은 “대한민국은 현재 출산율로 저출산 문제 지속 시 20년 후 경제생산인구수 감소와 국가안전보장과 질서 유지를 위한 국방 인력 부족 등 국가 존립 위기를 겪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저출산 배경에는 자녀 양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 그리고 일과 가정생활 양립에 대한 어려움이 큰 이유로 작용하는 만큼 이 같은 출산장려책을 시행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의 ‘파격’은 건설업계는 물론 산업계 전반에서 화제가 됐다. 그러면서 기업들도 출산·육아 복지 확대에 나섰다.

다양한 산업군에서 출산지원금 규모를 확대하고 육아 관련 복지 제도를 강화하는 등 ‘저출산 문제 해결에 기업이 나서야 한다’는 명제에 동참하는 기업이 늘었다.

이러한 출산 장려책은 저출산 문제 해결의 주역이 돼야 할 2030세대에도 영향을 미쳤다. 부영그룹에 따르면 지난달 진행한 공개채용에서 마지막으로 공개채용을 실시한 지난 2017년 대비 5배 이상 지원자 수가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경력사원 모집의 경우 결혼, 출산 가능성이 높은 2030세대 지원자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국민권익위원회가 정책 소통 플랫폼 ‘국민생각함’을 통해 부영그룹의 출산장려금 지급 사례처럼 ‘정부도 출산지원금 1억 원을 지원해준다면 출산에 동기부여가 되는가’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참여 인원 1만3640명 중 62.6%인 8536명이 ‘자녀 출산에 동기부여가 된다’고 답하기도 했다.

부영그룹의 이 같은 움직임에 정부도 화답했다. 출산장려금에 대한 세금 부과가 화두에 오르자 윤석열 대통령은 “기업이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출산지원금은 전액 비과세해 기업의 부담을 줄여주고 더 많은 근로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며 ‘비과세’를 선언했다.

또 윤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이날부로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공식 선언한다”며 “저출생 문제를 극복할 때까지 범국가적 총력 대응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의 결단은 우리 사회가 저출산 문제 해결에 한 걸음 다가가는 마중물이 됐다. 이러한 역할을 인정받은 부영그룹은 대통령 표창까지 받았다. 지난 11일 제13회 인구의 날 기념행사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이희범 부영그룹 회장은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 감사한 말씀을 드린다”며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출산장려금 지급을 결정한 이중근 회장님의 뜻처럼 부영그룹이 마중물이 돼 기업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인 인구감소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중근 회장과 부영그룹의 이 같은 행보는 나비효과가 돼 저출산 문제에 대한 사회인식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 회장은 “앞으로도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기업이 할 수 있는 노력들을 해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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