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수출, UAE 바라카 후 15년만…우선확정 2기 건설비 24조원대
윤 대통령 "대한민국 원전경쟁력, 세계시장서 인정…최종계약 위해 최선"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17일 대통령실은 "조금 전 체코 정부는 최대 4기에 달하는 '신규 원전 건설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대한민국의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을 최종 선정했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배포한 보도참고자료에 따르면 한수원은 한전기술(설계), 두산에너빌리티(주기기 및 시공), 대우건설(시공), 한전연료(핵연료), 한전KPS(시운전 및 정비) 등과 팀 코리아를 구성하여 1000메가와트(MW)급 대형원전(APR1000)의 설계, 구매, 건설, 시운전 및 핵연료 공급 등 원전건설 역무 전체를 일괄 공급하게 될 예정이다.

체코 정부에 따르면, 체코측의 총 예상 사업비는 1기 약 2000억 코루나(약 12조원), 2기 약 4000억 코루나(약 24조원)이다. 이 중에서 한수원과의 계약금액은 향후 협상을 거쳐 최종 결정된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열고 "이로써 한수원은 두코바니 원전 2기 건설의 우선협상대상자가 되었고, 추후 체코 정부가 테믈린 원전 2기 건설을 결정할 경우 한수원이 우선협상대상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17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체코 신규 원전 건설 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7.17 /사진=연합뉴스


특히 성태윤 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5년 만의 쾌거이며, 상업용 원자로를 최초로 건설한 원전의 본산, 유럽에 우리 원전을 수출하는 교두보가 마련되었다"며 "체코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 프로젝트에서 대한민국의 손을 들어준 체코 정부에 감사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체코 정부는 한수원의 입찰서가 모든 평가 기준에서 우수했다고 밝혔다"며 "총 예상 사업비는 2기 24조 원이다, 계약 금액은 향후 협상을 거쳐 최종 결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성 실장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팀 코리아가 되어 함께 뛰어주신 우리 기업인들과 원전 분야 종사자, 정부 관계자, 그리고 한마음으로 응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으로 세계 최고의 대한민국 원전 산업 경쟁력이 세계 시장에서 다시 한번 인정받게 되었다"라며 "팀 코리아 정신으로 최종 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22년 6월 스페인에서 개최된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UN총회 및 NATO 정상회의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한민국 원전에 대한 세일즈 외교를 펼쳐왔다.

또 지난 주 나토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윤 대통령은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미국 워싱턴 DC에서 정상회담을 가졌고, 피알라 총리에게 친서를 보내 한국 기업의 우수성과 '두 나라가 함께 짓는 원전'이라는 양국 협력관계의 비전을 재차 강조한 바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한수원의 경쟁력에 대해 "일단 민관이 하나가 되어 원팀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한 결과"라며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 윤 대통령이 직접 원전 세일즈 정상외교를 추진한 부분, 그리고 선정 마지막까지 팀 코리아를 지원한 부분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민간 측면에서 보면 신뢰하고 상호 호혜적인 협력을 할 수 있는 공급자로서의 역할을 제시한 부분이 있다"며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건설단가, 그러면서도 최고 수준의 안정성과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고, 또 이미 UAE 바라카 원전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 'On Time, Within Budget' 이슈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예산 범위 내에서 가장 적시에 사업을 성공적으로 했던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양국 간의 경제 협력 관계를 꾸준히 발전시켜 온 부분들, 그리고 그를 통해서 체코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과의 계속적인 협력관계의 모범 사례들, 이런 부분들이 역할이 있었다고 생각된다"며 "해당 지역사회와 상생하며 현지 공급사와 동반 성장하는 활동을 했던 부분, 그리고 범정부 차원의 역시 또 전방위적인 수주 지원이 있었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체코 신규 원전 건설사업 개요. /자료=대통령실 제공


그는 "국무총리, 산업부, 외교부, 국토부 장관이 체코를 방문하는 등 범부처적인 고위급 교류가 이루어졌고 원전 파이낸싱 산업협력, 원전 규제 협력 등 전방위적인 지원을 이루었다"며 "한국-체코 간에 매우 긴밀한 교역 투자 관계, 기업 간 협력에 있어서의 중요성, 이런 부분들이 크게 역할을 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수원이 주축이 된 팀 코리아는 내륙 국가인 지리적 조건과 전력 인프라 등을 고려하여 체코 환경에 최적화된 1000MW급 노형을 체코 정부에 제안하였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23년 3월, 유럽사업자요건을 취득하여 기술력과 안전성을 입증받았다.

이와 함께 지난 50여 년간 축적한 세계 최고 수준의 건설능력과 UAE 바라카 원전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On Time, Within Budget)한 경험을 살려 가격, 품질, 납기 3박자 경쟁력을 모두 갖춘 사업계획을 제안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의 의미에 대해 이 관계자는 이날 "일단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사업 수주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금번 선정으로 한수원은 최대 원전 4기 건설을 위한 계약 조건으로 최종 조율하는 협상을 하게 된다고 보면 되겠다"고 전했다.

그는 "발주사는 입찰서 평가를 통해서 경쟁사 대비 한수원의 경쟁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에 계약 체결 가능성은 물론 높다고 평가된다"며 "금번 발표를 통해서 이제 2기의 건설을 확정한 것이고 나머지 2기는 추후에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주 규모 금액과 관련해 이 관계자는 '나머지 2기까지 수주하게 되면 어떻게 되냐'는 질문에 "훨씬 더 크다고 보면 된다"며 "이번에 우선협상대상자로 확정된 게 2기 24조가 되겠고, 나머지 2기는 결정을 하게 되는 경우에 우리 한수원이 우선협상대상자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산업부는 이날 "이번 성과를 계기로 우리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해 온 원전 생태계 복원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원전 10기 계속운전 절차 진행 등에 이어, 체코 원전수출 계약이 최종 성사될 경우 양질의 수출일감이 대량으로 공급되며 국내 원전 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기대했다.